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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23863
· 쪽수 : 40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Once upon a time
1~13
에필로그. 또 다른 시작
OUTSIDE STORY. First kiss
저자소개
책속에서
“뭘 그렇게 혼자 고민합니까?”
자신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깜짝 놀라는 윤하의 모습에 애써 웃음을 참는 태균의 입가가 씰룩거렸다. 윤하는 입을 쭉 내밀고는 팔다리를 쭈욱 펴며 기지개를 켰다.
“그냥 이런저런 생각이요.”
촬영장에 도착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평소와 똑같은 모습으로 자신을 대하는 그를 보며 윤하는 그저 그가 술에 취해 한 행동이었으려니 하고 넘어가려던 참이었다.
“장윤하 씨, 생각은 좀 해봤습니까?”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드는 팬들에게 화답을 하고, 촬영 준비가 어떻게 되어 가는지 살피다 자신만의 시간을 좀 갖고 싶어 인적이 드문 골목으로 들어서던 윤하의 행동이 우뚝 멈췄다.
혹시라도 누가 볼까 윤하는 걱정을 하면서도 아무런 대응도 못하고 코앞까지 다가와 있는 그를 올려다봤다.
“어제는 내가…….”
“아! 알아요. 저 오해 같은 거 안 해요. 실수셨죠? 그냥 술에 취해서 감정이 격해지다 보니 잠깐의 동요, 뭐 그런 거 맞죠? 걱정하지 마세요. 저 그런 걸로 오해하지 않아요.”
별스러운 일도 아니란 듯이 윤하가 손사래까지 치며 오버하는 모습을 보니 괜히 기분이 나빠졌다. 사람을 뭐로 보고.
“실수요?”
“그럼, 진심이셨어요?”
“내가 그렇게 실없는 놈으로 보였습니까?”
“아…… 아니에요. 그런 뜻은……. 오늘 별말이 없으셨고…… 그래서 또…….”
최대한 자연스럽게 웃으며 대화를 하면서도 윤하는 심장이 쿵쿵 울려 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보는 이가 너무 많았고, 혹시라도 누군가가 대화를 엿들을까 봐 겁이 났다.
“겁나요?”
어물거리던 윤하는 태균의 한마디에 성질이 불같이 화르르 솟구쳐 한껏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를 노려봤다.
“뭐라고요?”
“사람들의 시선이…… 소문이…… 겁나서 머뭇거리냐고 묻는 겁니다.”
“하! 천하의 장윤하가 소문을 두려워할 것 같아요? 천만의 말씀! 절대 아니거든요?”
“그럼, 결정 났네요. 오늘부터 우리 사귀는 겁니다.”
“네? 아니…… 저…….”
“잘해 봅시다.”
그의 기습 공격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한 윤하가 어물거리는 사이 회심의 미소를 지어 보인 태균은 그녀를 격려라도 해주는 듯 어깨를 두어 번 두드려 주고는 그녀를 지나쳐 갔다.
“하…… 뭐야.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사귀자면서 어깨를 두드리고 가는 건 또 뭐야? 포옹이라든가 뭐 그래야 하는 거 아니야?”
허를 찔려 버린 듯 황당한 생각이 들면서도 그녀는 자꾸만 비어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아야만 했다. 하지만 이내 윤하는 도리질을 하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아무리 좋아도 은근슬쩍 넘어갈 수는 없는 문제였다.
사람을 깎아내리지 못해서 안달이더니 왜 갑자기 마음이 변한 것일까. 그 이유가 알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