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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25263
· 쪽수 : 472쪽
책 소개
목차
Prologue
버스 안에서 만난 남자
여행지에서 생긴 일
그날 밤엔 무슨 일이 있었나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국가가 보증하는 공식 미혼남
늑대와 바니 걸
너무 멋져서 그랬어!
그녀의 은밀한 취향
영원한 비밀은 없다
새로운 시작
그녀의 선택
보석 반지
세상에 둘도 없는 조신한 여자
신혼은 아름다워! 정말?
Epilogue
저자소개
책속에서
“네. 저기요, 어젯밤은 정말 고마웠어요. 그리고 미안해요. 본의 아니게 큰 실례를 하고 말았네요.”
채경이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경우는 개의치 말라는 의미로 어깨를 으쓱한 뒤 웃어 보였다.
“괜찮아요. 이런 것도 다 인연이죠. 그런데 우리 바로 나가야 해요. 방 비워 줄 시간이거든요. 시간 괜찮으면 같이 아침이라도 먹죠.”
산책하다 보니 근처에 해장국집이 있더라며 경우가 먼저 배낭을 멨다. 채경도 따라 일어섰다. 두 사람은 숙소를 나와 아침 영업을 하는 해장국집으로 들어갔다.
“참! 정선엔 무작정 온 거라고 했죠?”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던 중 경우가 물었다. 채경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말을 이었다.
“그럼 바로 서울로 돌아가는 게 좋겠어요. 날도 추운데, 채경 씨 옷차림으론 힘들어요. 밥 먹고 터미널에 데려다줄게요.”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두 사람 앞에 김이 펄펄 김이 나는 뜨거운 해장국 뚝배기가 놓였다. 경우는 수저통에서 숟가락을 꺼내 채경에게 내밀었다. 채경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컵에 물을 따르고 그녀가 먹기 편하도록 반찬 그릇을 옮겨 주는 경우를 새삼스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상대에 대한 배려가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의 행동. 어젯밤의 일도 그렇고, 그는 정말 괜찮은 사람 같았다.
“그럼, 경우 씨는요? 어디로 가세요?”
“글쎄요. 어디로 가야겠다, 정해 놓은 게 아니라서요.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가볼 겁니다. 걷다가 다리 아프면 쉬고, 배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자고요.”
경우의 말에 채경이 알겠다는 얼굴을 했다.
“일종의 배낭여행이군요. 며칠이나 계획하세요?”
“글쎄요. 짧으면 사나흘, 길면 일주일? 이렇게 며칠 지내면서 마음도 비우고, 복잡한 머리도 깨끗이 씻어 낼 생각이에요. 채경 씨를 터미널까지 데려다주고, 거기에서부터 시작해야죠.”
‘마음을 비우고, 복잡한 머리를 깨끗이 씻는다고?’
경우의 말이 그녀의 마음을 확 끌어당겼다. 안 그래도 집에 가기 싫다고 생각하던 차에 채경은 제약 없이 자유로운 여행을 즐기겠다는 그가 부러웠다.
“부럽네요. 그렇게 자유로운 여행이라니……. 저기요, 경우 씨. 그 여행에 나도 따라가면 안 돼요?”
“뭐라고요?”
“나도 같이 가면 안 되냐고요. 절대로 폐 끼치지 않도록 노력할게요. 당연히 내 몫의 경비도 부담하고, 경우 씨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할게요.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