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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28905
· 쪽수 : 416쪽
목차
2. 잊히지 않는 한 장면
3. 넌 늘 나를 무너뜨려
4. 그날, 결혼식
5. 위태로운 밤
6. 그녀의 방식
7. 이안
8. 테일러가의 주인
9. 되찾은 밤의 고요
외전. 그 결혼식의 주인공
저자소개
책속에서
“……못 놓겠어.”
“이거 놔요! 날 더 이상 괴롭히지 말아요. 당신을 볼 때마다 죄책감이 들어. 자꾸 거짓말을 하게 되는 내가 혐오스럽고 끔찍해요. 그러니까 놔 줘요.”
“당신은 나 없이 살 수 있어요?”
“지금까지 내 곁에 당신이 있었던 순간보다 그렇지 않은 순간이 더 많았어. 그래도 살아왔고 어쩌면 지금보다 행복했어요. 당신 없이 살 수 있냐고요? 네, 그럴 수 있어요.”
……죽지 못해 살아가는 기분, 아빠가 돌아가신 후 매일같이 느껴 왔던 거니까!
시연은 뒷말은 내뱉지 않았다. 준의 손을 거세게 뿌리치고 계단을 내려가는데 그가 다시금 손목을 움켜쥐었다. 아까보다 강한 악력이었다. 손목 전체를 잡아챈 그로 인해 트렁크 가방 손잡이를 놓치고 말았다.
우당탕탕탕, 탁! 데굴데굴 계단을 굴러 떨어진 트렁크 가방이 1층과 2층 사이 층계를 나뒹굴었다. 싸구려 가방이라 그런지 플라스틱 귀퉁이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뭐 하는 짓이에요? 이럴수록 더 도망가고 싶어지는 거 몰라요?”
“난 못하겠어요.”
“준……!”
“당신을 잃으면 죽을 것 같다는 공포,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은데 어쩌라고? 당신 없인 도저히 살아질 것 같지가 않은데 대체 날더러 어쩌라고!”
센서등이 다시 꺼졌다. 계단을 가득 채운 어둠 속에서 준은 그녀의 손목을 움켜쥔 채 그대로 서 있었다. 할 수만 있다면 이대로 그녀를 끌어안고 사라지고 싶은 마음이었다.
“내가 잘못했어요.”
“…….”
“당신을 잃을 바에야 나 자신을 포기하는 게 낫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