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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29025
· 쪽수 : 384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13부
외전 하나. 환절기
외전 둘. 갱년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정말로 그랬다. 일주일 전부 다 첫 만남이자 첫날 같았다.
어느 영화 속 어떤 날을 무한 반복하던 남자주인공처럼 자고 일어나도 그날. 그날이 지나도 다시 그날인 남자처럼 남자는 일주일 동안 매일 똑같은 눈을, 숨소리를 했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처음 뵙겠습니다, 뭐 이런 눈빛과 표정을.
“당신은 당신이 어떤 표정이고 눈빛이었는지 모르죠?”
“나요? 그때의 난…… 고군분투하는 인간 자체였겠죠.”
지수는 입을 삐죽이며 어느 날을 생각했다.
“정황상 호언장담까지는 아니지만 할 수 있다고 했는데 내 스스로는 정말 잘할 수 있을까 의심스러워서 순간순간 기죽었었으니까.”
“아니, 그러지 않았어요.”
낮은 조도에서도 갈색 눈동자는 자체 발광했다. 마치 마법사의 수정구슬처럼 이채롭게 반짝여 더없이 매혹적이고.
“즐겼어, 그 순간을.”
“……!”
“민지수에게 주어지고 쥐어진 작업을 잘하려는 것보다 그 공간에 살 누군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어요. 그런 생각이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매순간 공을 들였고. 그래서 난 당신이…….”
남자는 다시, 이전처럼 끝말을 삭혔다. 숨소리로 대신하고 그러다,
“잘할 거라는 걸 알았어요. 그 믿음은 틀리지 않았고. 지금도 집 곳곳에서 묻어나. 보이고.”
“…….”
“민지수란 사람이 이 공간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이고 애썼는지. 묵과할 정도의 작은 흠이나 틈도 볼 수 없어요. 대신 치밀한 수고와 진심 가득한 정성을 모든 면과 모서리에서 만나게 돼요. 마치 이름을 새긴 것처럼 선명해서…….”
듣기조차 숨 가쁜 말을 하면서 말은 조금도 어눌하지 않았다.
“기특해. 내가 본 사람 중에 가장 똑똑한 여잔데 현명하기까지 해서 신기하고.”
“…….”
“나한테 당신은 그런 사람이에요. 그때도 지금도.”
지 영, 당신도 그런 남자야. 민지수한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