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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 ISBN : 9788932030227
· 쪽수 : 604쪽
책 소개
목차
일러두기
오디세이아
옮긴이 해설
책속에서
“저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들은 신들을 향해 끊임없이 원망의 탄식을 쏟아놓는구나! 마치 자기들이 당하는 불행이 모두 우리 신들 때문인 것처럼 말이야! 저 바보 같은 인간들은 자신이 저지른 실수와 못된 짓들 때문에 불행에 빠진다는 것을 모르고 있어! 아이기스토스가 아가멤논의 아내를 자기 여자로 만든 다음, 그 여자와 공모하여 트로이에서 돌아온 아가멤논을 죽인 것은 인간 자신의 잘못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우리 신들은 그 일을 막아보고자 헤르메스를 사신으로 보내 아이기스토스에게 끔찍한 불행을 미리 경고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아이기스토스는 헤르메스의 예언을 하나도 믿으려 하지 않았거든. 그는 귀 기울여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어! 결국 아가멤논의 아들 오레스테스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그를 죽였고, 그것으로 자신이 저지른 모든 잘못에 대한 죄과를 한꺼번에 치른 셈이 되고 말았지!”
“참, 당신에게 감춰서는 안 되는 사실이 하나 더 있어요.” 칼립소가 잠시 머뭇거리며 말했다. “당신이 겪어야 할 고난이 아직 모두 다 끝난 게 아니에요! 만약 당신이 고향 땅을 밟기 전에 겪어야 할 고난에 대해 미리 알게 된다면, 어쩌면 당신은 여기를 떠나지 않고 나와 결혼해 살며 신들만이 가질 수 있는 영원한 생명과 젊음을 얻게 되길 바랄지도 몰라요!” / 그러나 오디세우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된다면, 영원한 생명과 젊음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이오? 지금껏 나는 수도 없이 많은 역경을 견뎌왔소. 만약 신들께서 아직도 내게 내리실 고난이 더 남아 있다면, 내 그 나머지도 모두 기꺼이 견뎌낼 작정이오!”
오디세우스는 그 자리에 발이 그대로 얼어붙기라도 한 것처럼 문 앞에서 꼼짝 않고 서서 정원의 한쪽 구석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짚으로 된 거름이 한 더미 있었는데, 그 위에 개 한 마리가 누워 있었다. 그 개가 늙었다는 것은 한눈에도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 그러나 그 개는 한때 날렵한 몸매와 품위 있게 생긴 두상을 가진 멋진 짐승이었다. 오디세우스는 그 개를 잘 알고 있었다. 그가 트로이로 원정을 떠나기 전까지 직접 길렀던 아르고스라는 이름의 개였다. / 하마터면 오디세우스는 개의 이름을 소리 내어 부를 뻔했다. 그의 입은 벌써 크게 벌어져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재빨리 이를 악물었다. [……] 이번에는 그 개가 무슨 냄새를 맡은 듯 코를 씰룩거리며 힘겹게 고개를 들더니, 지친 눈으로 오디세우스 쪽을 보았다. 그러더니 꼬리를 흔들며 귀를 바닥으로 낮추었다. 주인을 알아보았던 것이다. [……] 바로 그때, 개가 경련을 일으키더니 곧 머리를 옆으로 힘없이 떨구었다. 그러고는 땅바닥에 사지를 길게 쭉 뻗었다…… 오디세우스는 주름진 뺨 위로 한없이 흐르는 눈물을 에우마이오스에게 보이지 않기 위해서 얼른 돌아섰다. 착하고 충직한 아르고스. 그는 20년 동안이나 주인이 돌아오길 기다렸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