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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가톨릭 > 가톨릭 인물
· ISBN : 9788932114811
· 쪽수 : 376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 7
제1부 로마의 종소리
그분과의 깊은 만남 · 27
확고한 결정 · 45
눈물로 드리는 깊은 감사 · 63
제2부 여정의 목적
유년 시절 · 81
전쟁 속에서도 꺼지지 않은 성소 · 103
사제의 길 · 115
떠오르는 신출내기 신학자 · 163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개혁가 · 187
무르익어 가는 그의 신학과 신앙 · 223
복음과 신앙의 수호자 · 259
제3부 예수님의 교황
생각하지 못했던 사도좌 · 277
교회의 내적인 성장에 주목한 교황 · 289
복음의 씨앗을 뿌리기 위한 발걸음 · 318
오해와 왜곡에 대한 외로운 분투 · 334
굳건한 그의 신앙·349
부록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이력 · 369
책속에서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더불어 한 시대가 끝났다. 어쩌면 새 천년기의 발걸음에서 역사의 대전환을 특징짓는 하나의 시기가 끝난 것이다. 그가 교황으로 재임하던 8년은 교회가 내적인 성城을 굳건히 하고, 영혼의 힘을 기르기 위한 대피정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이렇게 보면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새로움이 도래하도록 다리를 놓은 셈이다. 그의 후임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를 “위대한 교황”이라고 칭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분은 자신 지성의 능력과 통찰력 때문에 위대했고, 신학에 대한 지대한 공헌 때문에 위대했으며, 교회와 인간에 대한 사랑 때문에 위대했고, 자신의 성덕과 신앙심 때문에 위대했습니다. 그분의 정신은 세세대대로 항상 더 위대하고 더 강력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 ‘머리말’ 중에서
페터 우리는 교황이 홀로 결단하여 자신의 직무에서 사임하는 역사적 사건을 보았습니다. 교회의 역사 안에서는 처음으로, 직무를 수행해 오던 현 교황이 스스로 자신의 자리에서 물러난 것입니다. 교황님은 이러한 혁명적인 방식을 통해, 근대에 어느 누구와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교황권을 강력하게 변화시켰습니다. 이것은 더 현대적이고, 어떤 의미에서는 더 인간적이며, 베드로 사도의 근원에 더 가까워지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2010년에 교황님은 《세상의 빛》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언급했습니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그리고 영적으로 맡은 일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는 생각이 분명하게 들 때는 직무에서 물러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것이 의무이기도 하고요.”(페터 제발트 저, 정종휴 역, 《세상의 빛》, 가톨릭출판사, 2012년, 58쪽)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정을 내릴 때 내적으로 격렬한 갈등이 있었나요?
교황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당연히 이 결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천 년 동안 사임한 교황이 없었고, 1294년에 있었던 사임도 예외였기 때문에 사임을 쉽게 결정할 수 없었습니다. 항상 다시 곰곰이 생각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저에게 사임은, 극도로 힘든 내적 갈등이 필요 없을 정도로 너무나 분명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 책임과 중대성에 대해서는 철저한 성찰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오랜 시간 반복적으로 하느님 앞에서 제 자신을 성찰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저를 산산이 부순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 ‘확고한 결정’ 중에서
페터 이임사의 두 번째 말씀, 그러니까 “저는 십자가를 떠나는 것이 아닙니다.”라는 것은 아주 확고한 말씀입니다.
교황 기이하게도 저의 사임 선언이 제가 십자가에서 내려와 더 안락한 삶을 추구한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것 또한 제가 각오해야 할 비난입니다. 저는 사임을 결정하기 전에 이런 비난을 내적으로 마주해야 했습니다. 저는 사임이 일종의 도피나 어떤 실제적인 압박으로부터의 피신이 아니었다고 분명히 확신합니다. 거기에 실제적인 압박도 없었으며, 십자가로 향하게 하는 신앙에서 도피하고자 하는 마음도 없었습니다. 이것은 침묵의 고요 속에서 온 교회를 위해 기도에 더욱 집중하면서, 고통을 겪으시는 주님과 결합하여 머무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사임은 도피가 아니라 저의 봉사직에 충실히 머무는 또 다른 방식입니다.
― ‘눈물로 드리는 깊은 감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