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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88932318288
· 쪽수 : 328쪽
책 소개
목차
차례
머리말 - 메건 다움
모성 본능 - 로라 키프니스
천 가지 다른 일들 - 케이트 크리스텐슨
숲 속의 아이들 - 코트니 호델
새로운 로다 - 폴 리시키
지금 여기에 있어달란 말은 나중에 가라는 의미다 - 라이오넬 슈라이버
가장 중요한 것 - 시그리드 누네즈
엄마 되기의 두려움 - 애나 홈스
부모는 아마추어 - 미셸 허니븐
나 자신 구하기 - 대니엘 헨더슨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다는 환상 - 팸 휴스턴
‘엄마 되기를 뛰어넘어’ 이후 - 진 세이퍼
통신 끝 - 제프 다이어
지금의 네가 아니라면, 너는 좋은 엄마였을 텐데 - M. G. 로드
최상의 예술 - 로즈메리 머호니
이모로도 좋다 - 엘리엇 홀트
멸종 - 팀 크라이더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필자 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낙태를 결정한 선택에 괴로워하거나 후회하지 않았다.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오히려 기꺼이 고려해볼 의사가 있었지만, 솔직히 말해 다른 엄마들의 집단에 끌려 들어가고 싶지 않은 두려움이 이를 방해했다. 놀이터와 어린이집, 그리고 오늘날 중상류층 가정에서 양육에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여겨지는 끝도 없는 사교 활동과 친목 모임 등 모든 것들이 두려웠다. 우선 나는 소소한 대화나 여성들의 관습에 언제나 익숙해지질 못했다. 또 내가 만난 엄마들은 이상하고 그다지 부러울 게 없는 사람들이라는 인상을 받곤 했다. 정신없이 분주하고, 자유가 없고, 불만에 차 있었다. 어쩌다 실수로라도 이들과 한 무리가 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오래전에 아기를 가지고 싶었던 맹목적이고 과열된 욕구를 선명하게 기억한다. 지금 와서 되돌아보니 그때의 내 감정은 호르몬의 영향을 받은 생물학적인 충동이었고, 적절한 순간이 왔을 때 요청받았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저 완성되지 못한 채 사라지는 과제 같은 것이었다. 내가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아이들을 낳았다면 만족스럽지 못한 외로운 결혼 생활을 유지하거나 이혼한 후 전남편과 공동 양육권을 가지고 오랜 세월 가족들의 스케줄을 조정해야 하는 삶 중에서 선택해야 했을 것이다.
서양 국가들과 다른 국가들 사이에 존재하는 가족 규모의 극단적 차이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우선 손쉬운 피임 방법을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의학 기술은 퍼즐의 한 조각일 뿐이다. 산업혁명 당시에도 서양인들의 출산율은 곤두박질쳤었다. 소위 ‘인구학적 천이(遷移)’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일반적으로 지방의 농업경제에서 도시의 산업경제로 전환되고, 이에 따라 경제적 자산이었던 아이들이 경제적 부담으로 변하면서 발생한다. 그러나 20세기를 전후하여 가족 규모가 급격하게 줄어든 현상이 피임 기구 없이 가능했다는 점은 흥미를 끌 만하다. 그 당시에는 질격막이나 자궁 내 장치, 살정제, 피임 스펀지, 에스트로겐 패치, 콘돔 같은 피임 기구가 없었다. 금욕이나 불법 낙태 수술, 영아 살해, 주기 피임법 등 어떤 방법을 사용했든 더 이상 아이를 낳을 여유가 없었던 사람들은 아이를 갖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1960년 이후로 안전한 피임 방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출생률 급락을 부분적으로밖에 설명하지 못한다. 독일과 니제르의 차이는 의학이 아닌 문화와 관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