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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비평
· ISBN : 9788932318714
· 쪽수 : 280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 프루스트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
2. 비평가에서 작가로 - 사뮈엘 베케트의 『프루스트』
3. 미래 작가의 유년기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마드무아젤 오」
4. 프루스트와 누보로망 - 나탈리 사로트의 소설론
5. 통일성의 재발견 - 질 들뢰즈의 『프루스트와 기호들』
6프루스트와 간접 언어 - 제라르 주네트의 『형상 II』
7. 글쓰기를 넘어 삶 속으로 - 롤랑 바르트의 『밝은 방』
8. 프루스트의 불편함 - 아니 에르노의 <프랑수아즈와 나>
참고 문헌
주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런데 프루스트 효과를 이렇게 생각할 수는 없을까. 가장 늦었다고 생각될 때, 존재의 의미를 찾지 못해 우울함에 짓눌려 있을 때, 우연한 감각의 자극으로 작가로서의 소명을 기적적으로 되찾고 방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죽음에게 잠시 기다려달라며 자신의 삶을 담은 소설을 완성하기 위해 수많은 밤들을 지새우리라 다짐하는 늦깎이 주인공. 이런 마르셀을 통해 독자에게 자신도 글을 쓸 수 있다는 용기와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힘, 그것을 프루스트 효과라고 믿고 싶다. 이 책에서 다루는 ‘프루스트 효과’는 이렇듯 신경과학자들의 영역에서 일탈한 것이며, 글쓰기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힘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감히 부여해본다.
울프가 프루스트를 읽고 남긴 개인적인 글들은 프루스트에 대한 그녀의 양분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그녀가 얼마나 의식적으로 프루스트와는 다른 글쓰기를 추구했는지를 증언한다. 그녀의 일기와 편지에는 프루스트의 작가적 재능에 대한 감탄과 존경심이 자기 자신에 대한 자괴감 및 절망과 공존하고 있다. 프루스트의 소설을 읽으며 내뱉는 “그 이후에 더 이상 무엇을 쓸 수 있다는 말인가!”라는 울프의 한숨 섞인 탄성은 이러한 그녀의 모순된 감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프루스트는 글쓰기에 대한 자극과 두려움을 동시에 일으켰다는 점에서 작가로서의 울프에게 남다른 의미를 차지하게 되었다.
베케트는 프루스트의 소설을 읽고, 그에 대한 평론을 쓰면서 적어도 자신이 무엇이 아닌지는 발견하게 된다. 아직 작가에 대한 소명을 깨닫지는 못했더라도, 베케트는 자신이 ‘비평가’나 ‘교수’로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학술적인 논문과 연구서를 쓰기에 그의 영혼은 지나치게 자유로웠다. 베케트가 작가로서 프루스트가 처한 조건과 그의 한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은 그것을 쓰는 자기 자신에게도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