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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음악 > 음악가
· ISBN : 9788932431369
· 쪽수 : 1076쪽
책 소개
목차
22 서기 1900년경의 빈: 처녀 시절의 알마(1901~1903)
23 교향곡 제5번
24 “당신은 아무것도 잃은 게 없잖아”: 신앙과 세계관
25 교향곡 제6번
26 오페라 개혁: 젊은 아내와의 결혼 생활-작품의 과정(1903~1905)
27 교향곡 제7번
28 행정가 말러: 동시대인들-위기의 징후(1905~1907)
29 교향곡 제8번
30 공포의 해(1907)
31 대지의 노래
32 다시 한 번 처음부터: 뉴욕 시절(1908~1911)
33 교향곡 9번
34 위기와 정점(1910)
35 교향곡 제10번의 단편
36 “내 심장은 지쳐 버렸다”: 송별
37 말러와 후세의 말러 수용
38 말러 해석과 음반들에 대한 논평
구스타프 말러 연보
참고 문헌
감사의 말
약어표
지은이 주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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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 찾아보기
책속에서
빈의 골수 말러 반대파 진영은 규모가 컸다. 반유대주의적 동인들은 경우에 따라 뚜렷함의 정도 차이는 있어도 충분히 알아볼 수 있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말러에 대한 증오에는 또 다른 동력 전달 벨트들이 더 있었다. 헤르만 바는 1906년 초에 다시 한 번 날카로운 눈으로 이렇게 확인해 주었다. “그리고 다시 사람들은 말러를 사냥감 몰 듯 몰고, 몰고, 또 몰아댄다! 그들은 말러를 왜 그렇게 미워할까? 그래, 그들은 클림트를 왜 그렇게 미워할까?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려고 시도하는 모든 자들을 말이다. 그들은 그런 것을 참아내지 못한다. 그들은 ‘자기 생각대로’와 ‘자기 고집대로’라는 낱말부터 이미 질책하고 든다. 그들은 누군가가 자기 생각과 자기 고집을 가지는 것을 참아내지 못한다. 그들은 누군가가 자유로워지고자 시도하는 것을 참아내지 못한다. 그러나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 바라는 일이다. 다만 감행하지 못할 뿐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그렇게 비겁하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한다. 그러나 그런 다음에는 그들의 사악한 양심이 자기들보다 용감한 자에게 복수를 하는 것이다.”
오랜 시간들을 걷는 것과 거침없는 빠른 걸음으로 산행을 하는 것, 수영을 과도하게 하는 것, 이 모든 것은 신체 단련이나 기분 전환의 요소들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이상이어서 강박신경증적인 인상을 주다시피까지 하는 생산 조건이기도 했다. 말러에게는 ‘돌아다니면서 자극을 받는 것’이 필요했던 것이다. “나는 오랜 세월 동안 항상 힘차게 움직이는 데에 익숙해져 있었소. 산이나 숲속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일종의 전리품으로 초안을 얻는 거였소. 내가 책상 앞으로 갈 때는 농부가 곳간에 들어갈 때와 같았소. 내가 적어 놓은 스케치들을 형식을 갖춰 갈무리하려는 것이었으니 말이오. 심지어 정신적으로 힘들 때에도 행군하듯 꾸역꾸역 걷다 보면 다 풀어지지요.”
프로이트는 말러와 만난 일을 언급할 경우에는 분명히 ‘분석’이라는 말을 썼다. 그러니까 정말로 뜻깊은 만남, 빈과 뉴욕 음악계의 나폴레옹과 심리학의 괴테의 만남이었던 것이다. 아주 훗날 프로이트의 제자는 스승에게 이 만남에 대해 질문을 했고, 프로이트는 1935년 1월 4일에 그에게 답장을 주었다. “나는 말러를 1912년에 레이던에서 오후 한나절 동안 분석했고, 그가 내게 보고한 이야기를 믿어도 좋다면 그 사람에 관한 아주 많은 것을 알아냈네. 나를 방문하는 것은 그에게는 꼭 필요한 일 같았지. 왜냐하면 당시 말러의 아내는 자신을 말러의 리비도가 외면하는 것에 반발했기 때문이네. 우리는 그의 삶과 그의 애정 조건들을 더없이 흥미롭게 두루 살펴보았고 특히 그에게 마리아 콤플렉스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그 일은 내가 그 남자의 천재적인 이해력에 경탄하는 계기가 되었지. 그에게서 증상으로 드러난 강박 신경증의 외관에는 어떠한 빛도 비추지 않았네. 그건 마치 수수께끼 같은 건축물에 단 하나의 깊은 수직 갱도를 뚫는 것과도 같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