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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32472157
· 쪽수 : 276쪽
책 소개
목차
서문 “자네는 내 방식을 알고 있지, 왓슨”
“그것은 하운드 견이었다”
“입문”
“가장 어둡고 사악한 일”
“잃어버린 세계”
“불가사의한 이야기들”
“강철처럼 진실하고 칼날처럼 곧다”
“어디서나 셜록 홈즈의 이름을 듣는다”
“비공식적 세력입니다”
“나는 게임을 그 자체로 즐긴다.”
“랭데일 파이크 사건”
“일련의 이야기들”
“잘 자요, 미스터 셜록 홈즈”
부록 “배움에는 끝이 없다네, 왓슨”
감사의 글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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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그레이엄 그린의 유명한 글에 따르면, 어린 시절에 읽은 책이야말로 평생에 걸쳐 크나큰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한다. “나이가 든 다음 우리는 어떤 책을 존중하고, 거기서 즐거움을 얻고, 또 이미 품고 있던 선입견을 교정하는 기회를 갖는다. 하지만 그보다는 책을 통해 이미 우리 마음속에 존재하고 있는 확신을 재발견하는 경우가 더 많다.” 우리의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모든 책은 우리에게 미래를 알려 주는 예언서다.”
낭만적인 시인들은 초원의 빛이나 꽃의 영광 같은 유년 시절을 한숨 쉬며 추억했다. 하지만 매끄럽게 윤기 나는 네 권의 페이퍼백 앞에서 데이지나 무지개가 어찌 비교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30년 넘게 문학 저널리스트로 일하면서 무수한 신간들을 읽으며 검토했다. 아, 하지만 그때, 그 시절 학교에서 쓰던 나무 책상, 그 자리를 거쳐 간 기나긴 세월 속 학생들의 이니셜이 조각칼로 여기저기 새겨진 책상에서 나는 각각의 페이퍼백 아트워크를 하나하나 찬찬히 뜯어보았고, 뒤표지를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읽었으며, 완벽하게 제본된 책등 꼭대기에서 발견한 섬세한 접착제 선을 꼼꼼하게 관찰하곤 했다. 그다음에야 주변을 휘휘 돌아보고, 때때로 억누르기 힘든 부러움에 휩싸여 근처 책상들 위에서 반짝거리는 보물들을 탐색하곤 했다. 제아무리 귀중한 초판본이라 할지라도, 누가 봐도 평범하기 짝이 없는 북클럽 페이퍼백들만큼 조심스럽게 다뤄지고 소중하게 다뤄지진 못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바스커빌 가문의 개』를 사도록 나를 충동질한 소식지의 요약본을 기억해 낼 수 있다. 그 불길한 제목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소식지에는 페이퍼백 표지 그림의 축소판이 실렸는데, 달빛 비치는 바위 위에 쭈그리고 앉아 이글거리는 눈을 빛내는 어둠침침한 ‘무언가’가 그려져 있었다. 게다가 스릴 넘치는 문구마저 불을 활활 뿜었다. ‘한밤중 황무지에서 불쑥 튀어나와 공포와 폭력적인 죽음의 기운을 퍼뜨리는 이것의 정체는 무엇인가?’ 당연히, 지옥의 가장 깊은 곳에서 튀어나온 괴물 같은 하운드 견 아니겠는가! 내가 신청한 바로 그 책을 펼쳐 들었을 때, 안쪽 페이지 해설 부분에는 괴물이 좀 더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었다.……『바스커빌 가문의 개』는 나에게 이빨 자국을 남겼고, 그때까지는 잠잠했던 독서에의 진지한 열정을 불러일으켰다.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렀을 무렵, 나는 더 이상 이전과 똑같은 열 살짜리 소년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