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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중동/튀르키예소설
· ISBN : 9788932907550
· 쪽수 : 284쪽
책 소개
책속에서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오밤중에는 늙은 혁명주의자들 모두가 그녀의 침대로 몰려들어 침을 흘리며 키릴문자로 그녀의 하얀 등에 슬로건과 보충적인 개념을 새겼다. 그들은 자주색 정맥이 얽힌 차가운 손가락과 누런 수지 같은 커다란 죽은 손톱으로 그녀의 허리를 잡았다. 그들 대부분은 이빨이 없었고, 열이 있었으며, 음탕함을 배웠고, 차가운 책략으로 자신들의 쾌락을 조종했다. 그녀의 얼굴에 희미하고 조악한 냄새를 숨으로 내뱉으며, 양피지처럼 창백한 살갗 아래로 뼈가 붕괴되기라도 한 듯 우지직우지직 소리를 내며 기계적으로 움직였다. 그녀는 소리 죽여 흐느끼고 몸부림을 치면서 발로 차고 빠져 나가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늙은이들은 약했지만 다수였고 경험이 많았다. 그녀의 노력은 더 많은 사람들이 음탕하게 몰려들게 하고 땀이 나게 했을 뿐이다. 사람들이 나뒹구는 혼잡은 더욱 더 끈적거리고 거품이 이는 신음으로 이어졌는데, 간헐적으로 날카롭고 잔인한 비명이 들렸다. 몸들 사이에서 진하고 코를 찌르는 액이 철벅거렸다. 그 늙은, 위대한 혁명의 아버지들은 너무도 황폐해져 있었고, 날이 밝을 때까지도 만족하지 못했다. 스테파는 정맥이 폭발할 것처럼 튀어나온 상태에서 자신의 손톱에 뽑힌 회색 머리칼을 잡은 채로 끈적거리는 진흙탕 속으로 천천히 주저앉았다. 그 순간에도 하나뿐인 이빨들이 그녀의 젖가슴이나 아래쪽 배에 박히려 했고, 때로는 썩어 가는 잇몸이 그녀의 살을 비틀고, 죽은 입술이 그녀의 입술과 흐느낌과 비명을 질식시키려 했다. 날이 밝을 때까지. - 본문 78~79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