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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이탈리아소설
· ISBN : 9788932908366
· 쪽수 : 372쪽
책 소개
목차
상권
제1부 사고
1.가장 잔인한 달
2.나뭇잎 살그락거리는 소리
3.아마도 누군가는 네 꽃을 꺽으리라
4.나는 혼자서 도시로 떠난다
제2부 종이 기억
5.클라라벨라의 보물
6.최신 멜치 백과사전
7.다락에서 보낸 일주일
8.라디오
9.피포는 그걸 모르지
10.연금술사의 탑
인용 및 도판 출처
하권
제2부 종이 기억
11.거기 카포카바나에서는
12.이제 곧 화창한 날이 오리라
13.예쁘고 창백한 소녀
14.세 송이 장미 호텔
제3부 OI NO∑TOI
15.드디어 돌아왔구나, 내 친구 안개여!
16.바람이 씽씽 불고
17.사려 깊은 젋은이
18.당신은 햇살처럼 찬란하고
인용 및 도판 출처
리뷰
책속에서
왜 나는 성인이 된 뒤로 솔라라에 기꺼운 마음으로 가지 않았을까? 내 어린 시절을 보낸 곳으로 다가가면서도 그것을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솔라라는 커다란 마을보다 클까마까 한 작은 행정 구역으로, 분지에 자리 잡고 있다. 내 어린 시절의 터전은 솔라라 그 자체라기보다, 나지막한 언덕의 포도밭 사이로 난 길로 솔라라를 스치듯이 지나 더 올라간 곳에 있었다. 니콜레타는 여러 굽이를 돌고 난 어떤 지점에서 좁다란 샛길로 접어들었다. 그리하여 우리는 차들이 겨우 엇갈려 지나갈 만한 너비의 등판길을 따라 적어도 2킬로미터를 달렸다. 등판길 양쪽의 풍경은 서로 달랐다. 오른쪽에는 아주 완만한 언덕에 포도밭이 장식 줄처럼 길게 이어져 있는 몬페라토의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 상권 본문 147쪽에서
안개가 흩어지고 있다. 나는 두 손으로 땅을 짚으며 걸어가던 브루노를 기억하지만, 내 딸 카를라의 출생이나 대학 졸업식 날이나 파올라와의 첫 만남은 기억하지 못한다. 과거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다가 이제는 내 인생 초년기의 모든 추억을 되살리고 있지만, 시빌라가 일자리를 찾아서 고서점에 처음으로 들어오던 날이나 내가 마지막으로 시를 썼던 때는 기억하지 못한다. 릴라 사바의 얼굴도 기억해 낼 수가 없다. 그 얼굴을 기억해 낼 수만 있다면, 계속 이렇게 깊은 잠에 빠져 있어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어른이 된 뒤에도 평생을 두고 어디에서나 릴라의 얼굴을 찾았다고 하는데, 정작 그 얼굴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건 내가 성인으로 살아온 삶과 성인이 되면서 잊고 싶어 했던 것을 아직 기억해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하권 본문 529~530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