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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의 시

삶과 죽음의 시

아모스 오즈 (지은이), 김한영 (옮긴이)
  |  
열린책들
2010-11-20
  |  
9,8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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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의 시

책 정보

· 제목 : 삶과 죽음의 시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중동/튀르키예소설
· ISBN : 9788932910666
· 쪽수 : 176쪽

책 소개

현대 이스라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아모스 오즈의 2007년 작. 유명한 남성 소설가인 익명의 '저자'가 자신의 신작 낭독회가 열리는 텔아비브에서 보낸 여덟 시간을 쫓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카페와 문화회관에서 마주치는 낯선 사람들을 포착해 그들의 삶에 대한 유쾌하고도 음험한 상상을 거듭하며 삶과 죽음의 파노라마를 펼쳐 보인다.

저자소개

아모스 오즈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39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아모스 클라우스너이다. 열다섯 살 때 집을 나와 키부츠에서 생활하며 중등 교육을 마쳤고, 이때 히브리어로 ‘힘’을 뜻하는 ‘오즈’로 개명하며 키부츠 소식지와 신문 등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에서 히브리 문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문학을 공부했다. 1965년 발표한 단편집 『자칼의 울음소리』로 홀론 상을 수상했다. 1967년 참가한 6일 전쟁과 시나이 전투에서 전쟁의 참혹함을 목격했다. 전쟁 직후인 1968년 발표한 『나의 미카엘』은 남녀 간의 사랑, 이상과 현실의 간극으로 방황하는 인간상을 절묘하게 담아낸 수작이다. 전 세계 29개 언어로 출간된 이 책으로 그는 현대 히브리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인정받았다. 1987년부터 2005년까지 이스라엘 브엘세바의 벤구리온 대학교에서 히브리 문학 교수로 재직했고 1997년 프랑스에서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1998년 이스라엘 최고의 영예인 이스라엘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 괴테 상(2005), 프리모 레비 상(2008), 프란츠 카프카 상(2013), 박경리 문학상(2015), 스티그 다게르만 상(2018) 등 전 세계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 『블랙박스』(1987), 『여자를 안다는 것』(1989),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2002), 『삶과 죽음의 시』(2007), 『유다』(2014) 등이 있다. 2018년 일흔아홉 살의 나이에 별세하여 키부츠 훌다에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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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영 (옮긴이)    정보 더보기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서울 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했고, 서울 예술 대학교에서 문예 창작을 공부했다. 오랫동안 번역에 종사하며 문학과 예술의 곁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표적인 옮긴 책으로는 《미를 욕보이다》 《무엇이 예술인가》 《빈 서판》 《언어본능》 《아이작 뉴턴》 《건축의 경험》 《빈센트가 사랑한 책》 《지금 다시 계몽》 《생각은 어떻게 행동이 되는가》 《건축과 기후윤리》 등이 있다. 제45회 백상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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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다음은 가장 흔히들 묻는 질문이다. 당신은 왜 글을 쓰는가? 왜 그런 글을 쓰는가? 독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려고 노력하는가? 노력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당신의 책들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당신은 끊임없이 지우고 수정하는가, 아니면 생각나는 대로 단번에 써 내려가는가?
[……]
영리한 대답이 있고 둘러대는 대답이 있다. 간단하고 솔직한 대답은 없다.
그래서 저자는 문학의 밤이 열릴 슈니아쇼르 문화회관에서 서너 블록 떨어진 작은 카페에 자리를 잡으려 한다. 카페 내부는 무기력하고 우중충하고 숨이 막힐 듯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편이 그에게 잘 어울린다. (그는 어떤 모임이든 30~40분 전에 도착하고, 그래서 뭔가 할 일을 찾아내 그 시간을 때워야 한다.) 지친 웨이트리스가 짧은 치마에 봉긋한 가슴을 하고 다가와 행주로 그가 앉은 식탁을 슬쩍슬쩍 문지른다. 하지만 다 닦은 뒤에도 포마이카는 여전히 끈적거린다. 아마도 행주가 깨끗하지 않아서?
그러는 사이 저자는 그녀의 다리를 훑어본다. 발목이 약간 두꺼운 편이지만 맵시 있고 매력적인 다리다. 다음으로 그녀의 얼굴을 훔쳐본다. 양 눈썹이 미간에서 만나고 머리는 말끔히 넘겨 빨간 고무 밴드로 묶은, 상냥하고 밝은 얼굴이다. 저자는 땀과 비누 냄새, 지친 여자의 냄새를 감지한다. 치마 너머로 속옷의 윤곽이 드러난다. 그의 눈은 어렴풋이 식별 가능한 그 형태에 고정된다. 왼쪽 궁둥이가 약간 도드라져 올라간 경미한 비대칭이 그를 흥분시킨다. 그녀는 자신의 다리, 엉덩이, 허리를 더듬는 그의 시선을 알아차리고, 역겨움과 애원이 뒤섞인 표정을 지어 보인다. 제발, 날 그냥 내버려 둬요.


열병에 사로잡힌 우리의 저자는 악마의 유혹에 못 이겨 문을 조심스럽게 열어 본다. 물론, 잠겨 있다.
그렇다면 너의 수줍은 낭독자는 어쩌고 있을까?
그녀는 오래전에 잠자리에 들었다. 너처럼 혼란에 빠진 나방을 유인하려고 야간 등을 켜놓고서.
그러나 또 다른 가능성이 있다. 그가 조용히 문손잡이를 돌리는 사이 아파트 안에서 소리가 난다. 즉시 그는 생각을 고쳐먹고 달아나지만, 너무 긴장한 탓에 계단의 전등도 켜지 않고 한 번에 두 계단씩 뛰어 내려가다 마지막 모퉁이에서 발을 헛디디고는 계량기 함에 어깨를 세게 부딪치고, 그 바람에 경첩 하나에 기적적으로 매달려 있던 계량기 함 문짝이 떨어져 나가 난간에 부딪혀 엄청나게 큰 소리를 내고, 아마 〈야니브 슐로스베르그의 집〉이라고 적힌 아파트일 텐데, 그 집 문이 열리고 남자가 묻는다. 실례지만, 이 야심한 밤에 누굴 찾아왔는지 물어봐도 되겠소?
그가 그를 알아볼까? 신문에 실린 사진들이나 텔레비전의 인터뷰 프로그램을 기억하고? 그런데 그는 뭐라고 둘러댈 수 있을까? 죄송합니다, 전 하이드라고 합니다만, 급하게 지킬 박사를 호출해도 되겠습니까?


네가 없이도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 왜 글을 쓰는가? 왜 말이 아닌 것들을 말로 묘사하는가?
게다가 너의 이야기들은, 목적이 있다면, 어떤 목적에 봉사하는가? 누구에게 이익이 되는가? 이런 질문을 하자니 미안하지만, 좌절에 빠진 웨이트리스, 고양이와 사는 외로운 낭독자, 몇 년 전 파도의 여왕 선발 대회에서 입상한 여자를 등장시켜 온갖 종류의 닳아빠진 섹스 장면을 보여 주는 초라한 환상을 누가 필요로 하는가? 저자가 여기서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부디 너 자신의 언어로 간략히 설명해 주기를 바란다.
그는 부끄러움과 혼란에 휩싸인다. 그는 그들 모두를 저 멀리 무대 끄트머리에서, 그들이 단지 자신의 책에 써먹기 위해 존재하는 대상인 양 관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진사의 낡고 검은 보자기 속에 영원히 머리를 파묻은 채 만지거나 만져질 수 없는 아웃사이더라는 깊은 슬픔이 부끄러움과 함께 밀려온다.
존재하는 것들에 관해 글을 쓰는 것, 색이나 냄새나 소리를 말로 포착하려는 것은 슈베르트의 곡을, 슈베르트가 앉아 있고 어둠 속에서 킬킬거리는 웃음소리가 흘러나올지 모를 강당에서 슈베르트의 곡을 연주하는 것과 다소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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