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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아프리카소설
· ISBN : 9788932910956
· 쪽수 : 224쪽
책 소개
책속에서
「온 세상에 거짓말이 넘쳐 나고 우리는 밤낮 없이 광고에 노출돼 있죠. 길거리를 걸어 다녀도 광고, 라디오를 틀어도 광고예요. 집에 가면 텔레비전에서도 광고가 나와요. 모조리 다 구역질나는 사기꾼들입니다.
사람들은 광고를 쫓아다니면서 순한 양처럼 돈을 갖다 바쳐 놓고서 나중에는 이 나라에 돈이 하나도 없다고 말하지요. 그게 말이 됩니까? 전화에다가 수십억을 쓰면서, 그럼 그 돈은 다 어디서 나온답니까? 그 돈을 먹는 거나 주택, 교육, 보건에 쓰는 게 더 낫지 않겠어요? 하지만 누구한테 호소하겠습니까? 이집트 총리도 전화 회사 사장이었으니 그 사람도 전화질이나 하는 사람이란 말입니다.」
「우리가 미국 정부한테 <너희가 보유한 핵무기와 대량 살상 무기들을 다 없애지 않으면 너희와 국교를 끊고 전쟁을 선포하겠다. 그리고 군사력을 동원해서 쿠바를 보호하겠다. 쿠바는 우리가 보살펴 줘야 하는 작은 나라다>라고 말하면 어떻게 될까요? 물론 그게 진심은 아니지요. 그런 다음 세계 각국에 입장을 분명히 밝히라고 압력을 넣는 겁니다. 다른 나라들은 우리 편에 서야 할 겁니다. 미국 정부가 이라크에 대해서 똑같은 말을 했을 때도 그 편에 섰고 이란에 대해서 똑같은 말을 하는 지금도 마찬가지니까요. 미국이랑 전쟁을 하자는 뜻은 아닙니다. 손님이라면 물론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아시겠지요. 미국이 다른 나라한테 하는 말을 그대로 미국에 해주자는 겁니다. 제 말은,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미국의 선거 과정이 투명한지 확신할 수 없으므로 관리해야 한다면서 국제 사회에 미국의 투표함 관리를 요청하는 겁니다. 어쨌든 우리는 그렇게 말할 권리가 있어요.」
「저는 카이로로 돌아온 다음 가만히 앉아 생각해 봤습니다. <가만, 그 여자랑 결혼하면 돈이 많이 들 거야.> 그런데 애초에 제가 버는 돈은 혼자 살기에도 빠듯했거든요. 그러면 담배 살 돈, 하시시 살 돈은 어떻게 구하겠어요? 아, 놀라지 마세요 손님, 마리화나는 일주일에 한 번밖에 안 피우거든요.
가만히 앉아 이리저리 생각해 봤더니, 그 여자랑 결혼하면 담배도 하시시도 포기해야겠더라고요. 주위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보면 뻔하죠. 그래서 시골 친척들을 찾아가서 파혼했고, 그 뒤로 약혼은 두 번 다시 안 했어요. 저는 자유롭게 지내면서 쉬는 시간이면 담배를 피우고, 마리화나를 말아 피워요. 아무에게도 빚지지 않고 말이에요. 담배 한 대 피우시죠, 손님? 말보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