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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32911021
· 쪽수 : 262쪽
책 소개
목차
1. 셜록 홈스
2. 바스커빌가의 저주
3. 사건
4. 헨리 바스커빌 경
5. 끊어진 세 개의 실마리
6. 바스커빌 홀
7. 매리피트 저택의 스태플턴 남매
8. 왓슨 박사의 첫 번째 보고
9. 황무지의 불빛
10. 왓슨 박사의 일기
11. 바위산의 남자
12. 황무지의 시체
13. 포위망을 좁히며
14. 바스커빌가의 개
15. 회고
코넌 도일, <셜록 홈스>의 모습으로 영원을 살다
아서 코넌 도일 연보
리뷰
책속에서
나는 그의 어깨 너머로 노란 종이와 색 바랜 글자들을 보았다. 맨 위에는 <바스커빌 홀>이라는 글자가, 아래쪽에는 마구 휘갈긴 필체로 <1742>라는 숫자가 큼직하게 쓰여 있었다.
「무슨 보고서 같군.」
「예, 바스커빌가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 얘기죠.」
「하지만 나에게 조언을 구하려는 것은 보다 현대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것이 아니었던가요?」
「매우 현대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죠. 게다가 스물네 시간 안에 해결되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이 기록은 짧은 데다 사건과 아주 깊은 관계가 있답니다. 괜찮으시다면 제가 읽어 드렸으면 좋겠군요.」
홈스는 체념한 듯, 의자에 등을 기댄 다음 손끝을 붙이고 두 눈을 감았다. 모티머 박사는 문서를 불빛 쪽으로 돌려놓고, 고음의 갈라지는 목소리로 다음과 같은 기이한 옛이야기를 읽어 내려갔다.
셜록 홈스가 그의 대답을 메모해 두었다.
「자, 클레이튼, 오늘 아침 10시에 이 집을 감시한 다음, 두 신사분을 쫓아 리전트 가로 달려간 손님이 있었지? 그에 대해서 말해 주겠나?」
사내는 깜짝 놀라더니 다소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선생님께서 이미 다 아시는 듯한데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요? 사실은 그 신사분께서 탐정이라고 하시기에, 전 아무한테도 얘기를 안 했습죠.」
「이보게, 이건 무척 중요한 일이라네. 행여 내게 뭐든 숨기려 들면 자넨 아주 곤란한 지경에 빠질 수고 있어. 손님이 그러던가? 자기가 탐정이라고?」 「예, 그렇습니다.」 「언제 그런 말을 했지?」 「마차에서 내릴 때였죠.」 「그밖에 또 한 이야기가 있던가?」 「성함을 알려 줬습죠.」
홈스는 재빨리 내게 승리의 눈짓을 보냈다.
「오, 이름을 얘기해 줬다고? 아주 경솔한 짓을 했군. 그래, 이름이 뭐라고 하던가?」
「존함이 셜록 홈스 씨라고 하더군요.」
마부의 대답에 내 친구는 말 그대로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정말로 기이하고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난 건 바로 그때였네. 결국 추적을 포기하고 바위에서 일어나 집으로 돌아가려던 참이었지. 달은 오른쪽의 화강암 산에 낮게 걸린 터라, 닭 볏처럼 날카로운 봉우리가 동그란 은반을 등지고 서 있는 모양이었어. 난 그 바위산의 달빛 한가운데 검은 조각상처럼 서 있는 한 남자를 보았다네. 환각이었을 것이라고 생각지 말게, 홈스. 내 평생 그렇게 분명하게 사물을 본 적이 없을 정도니까. 내가 보기에 그림자의 주인은 키가 크고 마른 남자였어. 두 다리를 조금 벌린 채 팔짱을 끼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눈앞에 펼쳐진 토탄과 화강암의 광활한 황무지를 보며 깊은 사색에 빠진 듯했다네. 소름 끼치는 황무지의 정령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