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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외국시
· ISBN : 9788932911205
· 쪽수 : 350쪽
책 소개
목차
역자 해설 어디에나 있는 시, 끝나지 않는 시
변두리/ 미라보 다리
사랑받지 못한 사내의 노래
콘스탄티노플의 술탄에게 보내는 코사크 자포로그들의 답장/ 일곱 자루의 칼
콜히쿰/ 궁전/ 가수/ 저녁 어스름/ 아니/ 죽은자들의 집/ 클로틸드/ 행렬
마리지빌/ 나그네/ 마리/ 흰 눈 공주/ 앙드레 살몽의 결혼식에서 읊은 시/ 고별
살로메/ 문/ 메를랭과 노파/ 곡마단/ 도둑/ 밤바람/ 륄 드 팔트냉/ 집시여인
은둔고행자/ 가을/ 랜더로드의 이민/ 로즈몽드/ 잉걸불
라인 강 시편
라인 강의 밤/ 오월/ 유대교회당/ 종소리/ 로렐라이/ 신더하네스/ 가을의 라인란트
전나무들/ 아낙네들
기별/ 어느 날 밤/ 아씨/ 약혼 시절/ 달빛/ 1909/ 상테 감옥에서/ 병든 가을
호텔/ 사냥의 뿔나팔/ 포도월
주석
참고 문헌
한글, 로마자 대조표
역자의 말
기욤 아폴리네르 연보
리뷰
책속에서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이 흐른다
우리 사랑을 나는 다시
되새겨야만 하는가
기쁨은 언제나 슬픔 뒤에 왔었지
밤이 와도 종이 울려도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손에 손 잡고 얼굴 오래 바라보자
우리들의 팔로 엮은
다리 밑으로
끝없는 시선에 지친 물결이야 흐르건 말건
밤이 와도 종이 울려도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사랑은 가버린다 흐르는 이 물처럼
사랑은 가버린다
이처럼 삶은 느린 것이며
이처럼 희망은 난폭한 것인가
밤이 와도 종이 울려도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
- '미라보 다리' 중에서
아폴리네르의 시 작품 가운데 대중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시이다. 이 시가 『파리의 야회』에 처음 발표된 1912년 2월, 다섯 해 동안 연인 관계를 유지해 왔던 아폴리네르와 마리 로랑생의 결별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닿아 있었다. 시의 착상도 물론 이 불행한 사랑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시는 음조와 리듬이 13세기 프랑스의 물레 잣기 노래를 닮고 있다고 지적된다. 낡은 민요의 음조가 주는 아련한 분위기 속에서, 시간의 덧없음과 사랑의 종말이라고 하는 낯익은 서정적 주제가 강물의 흐름과 감각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매혹적인 울림을 주는 시이다. 첫 연에서, 벌써 지난날의 일이 되어 버린 <우리 사랑>은 시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억제할 수 없는 기억이 되어 그에게 떠오른다. 시인은 이 추억이 고통스럽지만, 한편으로는 그 달콤한 회상 속에 빠져들고 싶은 욕망이 있다. 이 아이러니컬한 기억과의 싸움은 시간의 어둠 속에 묻힌 삶과 그 삶의 복원이라고 하는 철학적인 문제와도 한 끈이 연결된다.
- '미라보 다리' 각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