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언론/미디어 > 언론학/미디어론
· ISBN : 9788946055711
· 쪽수 : 416쪽
책 소개
목차
서론: TV 화면에서 사회적 장면으로
제1장 계급과 창조노동
제2장 생산양식: 기술과 뉴미디어
제3장 자본의 힘: 할리우드의 미디어-산업 복합체
제4장 국가: 불가능한 것을 통제하기
제5장 토대와 상부구조: 정치적 무의식의 재구성
제6장 기호, 이데올로기 그리고 헤게모니
제7장 상품물신주의와 사물화: 환영의 세계
제8장 지식, 규범 그리고 사회적 이해관계: 다큐멘터리의 딜레마
제9장 결론: 주요 개념과 최근의 흐름에 대한 성찰
책속에서
만약 당신이 노동의 근본적인 속성을 의심한다면, 오늘 아침 막 깨어났을 때 당신이 얼마나 많이 노동에 의존했는지 생각해보라. 당신은 분명 한 시간 동안 천장을 멍하니 응시하고만 있지는 않았을 것인데, 당신이 가스와 전기 스위치를 켜는 순간, 수도꼭지를 트는 순간, 시리얼을 찾아 선반에 손을 뻗고 우유를 마시기 위해 냉장고를 열 때, 지금 이 책을 읽는 동안 입고 있을 그 옷들을 찾아 입을 때 당신은 이미 노동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한 시간 동안 천장만 쳐다보고 있었다 하더라도 그 천장은 누군가가 만든 것이다.
자본에 대한 사용가치와 문화노동자 개개인의 심신 간의 뗄 수 없는 관계는, 보다 일상적이고 육체적인 종류의 노동력‘처럼’ 교체하고 통제할 수 있게 하는 데는 어떤 장애가 놓이게 한다. 정치적인 힙합 펑크/록 그룹인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은 정치적으로 보다 유순한 멤버 및 상품을 가진 레코드 레이블과 쉽게 교체될 수 없다. 왜냐하면 멤버와 상품이 뒤얽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1990년대 후반에 중산층의 고뇌를 다루며 성공한 ITV 드라마 <콜드피트>의 창조적인 생산자들이 자신들의 노동이 보여주기식이 되고 정형화될 것을 두려워하여 시즌5를 만들고 싶지 않다고 결정했을 때, 이 문화적 제품을 더욱 착취하고자 했던 ITV는 단순히 신규 작가나 배우 등을 모집하여 시리즈물을 재창조할 수가 없었다. 그 드라마를 그 자체일 수 있도록 독특한 개성을 부여한 것은 바로 그 시리즈물을 만든 문화노동자들의 노동력이고 연기력이었기 때문이다.
뉴미디어는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혁신을 일궈내면서 신기술로 인한 기회의 풍요를 이끌고 산업 구조와 고객 관계를 변형시키는 것처럼 보였다. 금융 분석가, 기업 경영진, 고위 정치인 및 자본을 옹호하는 학자들은 자본주의의 견고한 법칙인 “호황 뒤에는 언젠가 불황이 온다”는 경기순환의 발전과정을 벗어나게 하는 이 기술이 가진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흥분하여 떠들기 시작했다. 소위 ‘무중량 경제’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는 전자상거래와 그 뒤를 이은 모바일(휴대폰) 상거래가, 느리고 무겁게 작동하는 전통적인 제조업의 주기적인 불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해줄 것임을 의미하는 말이다. …… 뉴미디어의 부상과 주식시장의 붕괴에서 우연적인 것은 없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속한 테크노버블(techno-bubble)과 테크노배블(technobabble)이 21세기 시작 시점에 이를 부인하는 현실과 만났다는 사실은 가장 흥미로운 아이러니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필연적인 붕괴가 일어났을 때 그 대가를 실제로 치르는 것이 바로 노동자라는 사실은 이를 더 이상 아이러니로만 바라볼 수 없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