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사회과학계열 > 정치외교학 > 국제정치학
· ISBN : 9788946055926
· 쪽수 : 368쪽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 책은 비공식 규범의 역할을 탐구함으로써 포스트소비에트 시기의 초기 10년 동안의 정치 제도와 경제적 실태의 잘 알려지지 않았던 측면, 그리고 그것의 모순을 부각시키고자 한다. 예를 들면 현물 거래 제도와 금융 제도,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계약 집행 수단과 관련된 비공식 규범은 사업을 진전시키기도 하지만 반시장적 성격에 의존하기도 한다. 그것은 경쟁하는 동시에 경쟁을 저해한다. 비공식 규범은 재빠르게 법의 변화에 적응하고 법 제도를 이용할 뿐 아니라 법의 지배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것은 특정 집단에 이득을 주면서도 경제 전반의 폭넓은 요구에 부응하기 때문에 국가로부터 암묵적으로 인정받는다. 다시 말하면 이들 비공식 규범은 러시아 경제, 러시아 정부, 러시아인의 방해물이면서 자원이다.
실제 생활에서는 어떤 비공식 규범, 예를 들어 마피아의 명예에 관한 규범이나 범죄자의 지하세계(poniatiia) 규범, 크렘린에서 전화로 비공식 청탁을 하는 것(telefonnoe pravo)은 어떤 공식 규범보다 효과적으로 시행된다. 몇몇 공식 규범은 글로 쓰여 있어도 시행되지 않는다. 이를테면 쓸 데 없는데도 폐지되지 않았던 소련의 법률이나 시행령은 서명되었어도 실행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학문적인 분석에서는 이상형의 차원에서 공식적인 것과 비공식적인 것을 구분해 공식 규범과 비공식 규범으로 나눌 필요가 있다. 공식 규범의 이상적 형태에는 집행할 목적을 가지고 의식적으로 생산되어 시행되는 법률적이거나 준법률적인 규칙이 있다. 비공식 규범에는 사회 조직의 다양한 형태(예를 들면 가족, 개인적 연줄, 이웃, 공동체, 클럽의 회원)의 부산물인 관습과 기준, 윤리가 있다. 나는 비공식 규범의 개념이 공식 규범과 비공식 규범 사이에서 충돌하며 유동적이고 복잡한 상호작용의 본성에 관련되는 것으로 보지만 비공식 규범을 다소 좁은 의미로 사용할 것이다.
흑색선전에 대한 논란을 요약하면 언론은 PR 전문가를 비난하고 PR 회사는 언론을 비난하며 대중은 양자를 모두 비난하는 형국이다. 이런 종류의 담론은 ‘왜 나쁜 사람이 그런 일을 하지’라는 말과 함께 ‘프로페셔널하지 못한’(즉, ‘뇌물이 통하는’ 혹은 ‘궁핍한’) 개인이나 단체의 행동에 대한 성토로 끝나는 것이 보통이다. 이는 옛날에 어떤 비도덕적 개인이 소련 시기의 공식 이데올로기에 걸맞지 않게 행동했을 때 그를 비난했던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주의 깊게 살펴본다면 흑색선전 담론은 공식 제도의 특정한 결함(정당의 허약함, 독립 매체의 부족, 법 무시) 때문에 비공식 규범이 퍼지는 상황의 한 단면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관행을 체계적으로, 즉 공식 제도의 지표로서 살펴보면 여기서 토론해야 하는 문제는 왜 나쁜 사람이 그런 짓을 하는가가 아니라 왜 좋은 사람도 그런 짓을 하는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