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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언론/미디어 > 언론학/미디어론
· ISBN : 9788946057678
· 쪽수 : 232쪽
책 소개
목차
서설 일상의 복원
01 맥락의 상투성
02 복수의 이야기: 미시사적 접근 방법의 적용
03 일상의 기억: 자료 수집 방법
04 심층적 기술: 기술 방법
05 미디어 기술과 관련 정책의 간략사
1장 소비의 욕망, 욕망의 소비
01 텔레비 없는 집 손들어!
02 꿀리고는 못살아
03 넌 들어오고, 넌 나가!
04 텔레비전 관람소
05 소비의 욕망, 욕망의 소비
2장 상상과 이야기로서의 미디어 기술
01 더 나은 내일
02 김일과 [아씨]
03 컬러로 본 [주말의 명화]
04 캔디마을
05 기술, 그것은 욕망의 은유
3장 급진성에 대한 두려움과 중재 메커니즘
01 버르장머리 없는 녀석들
02 속도의 문제
03 단절의 두려움, 고착의 두려움
04 암묵적 협업: 급진성의 억압 기제
05 아톰 대 비트
06 아듀! 아날로그
4장 빅뱅 없는 세상
01 복수의 스토리 발굴
02 빅뱅은 없다
03 새롭고, 갖고 싶고, 무서운 것
저자소개
책속에서
텔레비전에 관한 최초의 추억을 떠올려보자고 했을 때 인터뷰에 참여한 40대 이상의 대다수는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들을 먼저 끄집어냈다. 텔레비전에 얽힌 어떤 가슴 아픈 기억들을 상기하는 것은 한 사람이 묻어둔 오랜 한의 넝쿨을 잡아당기는 것 같았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동네, 골목길, 이끼 낀 담장, 이웃 사람, 어린 시절의 동무 등이 텔레비전을 따라 기억의 땅속에서 어렵게 나온 것이다. 어떤 이는 텔레비전에 관한 기억을 끄집어내는 순간, 오래된 아픔을 해학으로 승화시키기도 했다. 그것이 아픔이든 해학이든 텔레비전에 대한 최초의 기억은 상처받은 마음에 대한 기억들을 많이 담고 있었다.
할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컬러텔레비전 도입을 강행한 김소연 씨 할머니의 ‘꿀리고는 못살아’라는 표현은 새로운 미디어 기술 채택의 매우 큰 부분을 함축적으로 설명한다. 그런데 이러한 정서는 김소연 씨 할머니의 특수한 정서가 아니라 인터뷰에 응한 일반인들의 가장 보편적인 정서였다.
한국 시청자들의 텔레비전 수용과 활용이 정부의 텔레비전 도입 취지대로 따라간 것은 아니었다. 1960년대 텔레비전 도입의 배경을 정치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텔레비전이라는 개혁이 도입되고 확산되는 과정 중 정치적인 논리로는 해석되지 않는 부분이 매우 크다. 흑백텔레비전의 갑작스럽고 전격적인 도입을 정치적인 맥락에서만 해석하는 것은 현상을 너무 단순화시키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초기 흑백텔레비전에 관해 인터뷰 응답자들은 하나같이 텔레비전이 제공한 스포츠와 드라마에서 받은 강한 인상을 이야기했다. 공통적으로 나온 이야기는 프로레슬링 김일 선수, 드라마 [아씨], [여로] 등에 대한 것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