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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근현대사 > 해방전후사/한국전쟁
· ISBN : 9788946061712
· 쪽수 : 264쪽
책 소개
목차
구술자의 글: 만인이 차별 없이 평등한 세상
엮은이의 글: 왜 지금 최정범인가
1. 일제 강점기, 난 이렇게 살았다
소작인의 아들, 세상을 간평하다 / 열네 살, 징용, 평안도 / 징용영장, 이번에는 홋카이도로
2. 어지러운 해방정국
내가 꿈꿨던 세상 / 포고령 위반, 소년원에 수감되다 / 좌익인 줄 모르고 속아서 시집왔다?
3. 6·25 전쟁, 그 격랑 속으로
나는 인공기를 들었다 / 인민재판에 선 사람들을 구명하다 / 9·28 후퇴, 결국 빨치산의 길로
4. 우리의 아지트 지리산 달궁
회문산에서 지리산으로 /보급투쟁, 정령치를 넘고 넘어 / 아무도 우리에게 빨치산이 되라고 말하지 않았다
5. 남조선 해방의 꿈은 멀어져 가고
수력발전용 제너레이터를 확보하라 / 산내 해방투쟁 / 토벌군의 추격을 피해 운장산으로 / 돌고 돌아 다시 지리산으로
6. 필사의 도주
가족 상봉, 그러나 다시 산으로 / 치명적인 부상을 입다 / 피체(被逮): 안녕, 지리산!
7. 좌절, 그러나 세상 속으로 당당히
나는 전쟁포로였다 / 4년 만에 신행길에 오른 아내 / 세상과 타협하다
부록: 최정범 연보
책속에서
“워떠케 뺏겼는지도 모름서 멀 되찾았다고 좋아한다냐?”
안평오 선생의 그 말이 가슴을 때렸다. 그는 이내 우리에게 제국주의가 무엇인지, 일제가 을사늑약을 통해 우리의 주권을 어떻게 빼앗았는지, 우리는 그때 왜 제국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제대로 힘을 써보지도 못하고 국권을 빼앗겼는지 등을 막힘없이 설명해줬다. 그가 나를 따로 불렀다.
“최정범, 니는 더 알고 싶냐?”
“예, 참말로 궁금혀 죽겠구만이라우.”
“그러믄 서당 공부 끝나고 우리 집으로 오니라.” _제2장 어지러운 해방정국 中
교육은 일주일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집중적으로 교육을 받았다고 해도 워낙 짧은 기간이었기 때문에, 오랜 시간 연찬(硏鑽)해 앎을 쌓아온 선각자의 가르침을 모두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확실히 내 가슴속에 똬리를 틀었다. 교관은 자본주의 사회체제의 기본 모순을 알려주면서, 생산수단을 독점한 자본가계급이 임금노동자와 농민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폐단을 설파했다. 나는 그의 설명을 들으면서 내가 어렸을 적에 품었던 ‘지주와 소작인’의 불평등한 관계에 대한 문제의식이 자꾸 떠올랐다.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갈 나라는 적어도 그런 모습이어서는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슴속에 새겼다. _제2장 어지러운 해방정국 中
‘공산주의를 제대로 실천할 수만 있다면 사람들이 서로 많이 갖겠다고 탐욕을 부리는 일이 없어질 것이다. 공산주의 사회가 자리를 잡으면 지금처럼 뼈 빠지게 일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적당히 일하고 평등하게 즐기면서 살 수 있을 것이며 지주도 소작인도 없는 세상이 될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그것이 바로 좋은 세상이 아니겠는가!’ _제2장 어지러운 해방정국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