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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46064461
· 쪽수 : 407쪽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가을이 좋거든 가을에 살거라 · 4
1부 발광의 집
꿈 하나 달랑 들고 · 11
부자 연습 · 18
발광, 샌프란시스코 · 26
사막의 대보름달 · 37
일곱 난쟁이의 방 · 44
2부 생명의 노래
느닷없는 안부 · 71
연휴, 귀를 떼서 물 아래 내려놓고 · 78
참 아름다워라 · 82
엄마의 일기장에서 · 93
그녀의 킬리만자로 · 100
뿔 · 110
기억할 수 있어 맑은 날 · 114
남편의 마지막 여인 · 122
3부 예수님은 가끔 버스도 타나 보다
립스틱과 홍삼 · 157
강의실의 옥수수 · 162
나는 당신을 알지 못했습니다 · 167
연아가 잔다 · 173
예수님은 가끔 버스도 타나 보다 · 178
기도 당번 · 183
다섯 글자 안부 · 191
생일 축하해! · 196
4부 초콜릿을 나눈 남자
초콜릿을 나눈 남자 · 203
똥구덩이 첫사랑 · 211
식기 전에 한술 떠먹은 사랑 · 218
뮌헨의 휴일 · 227
대학원 나온 귀신 · 245
우산을 펴라 · 267
5부 어무이, 미안하다
대통령의 월셋집 · 277
봉하마을에서 베드로가 쓴 편지 · 285
나의 슬픈 꽃에게 · 291
어무이, 미안하다 · 302
1951년 달동네 달순이 · 308
6부 나는 북이다
어린 바이올린 이야기 · 335
토스카니니의 ppp · 347
베토벤을 만나다 · 351
그르누이의 제물 · 356
한 피아노가 있었지요 · 363
내 안에 잠든 음표들 · 369
나는 북이다 · 378 (≪에세이스트≫ 2010년 올해의 작품상 수상작)
해설(송하춘) 멋쟁이 스타일리스트의 속사정 · 387
책 뒤에 · 402
저자소개
책속에서
날이 갈수록 사람들은 이 집을 사랑했다. 소파도 없이 시멘트 바닥에 돗자리나 담요 한 장 깔고 둘러앉아도 그들은 좋아라 했다. 냉장고가 비어가는 것 같으면 시장을 봐서 자동차에 잔뜩 싣고 와 채워놓고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_ 발광의 집
전화 한 통 없이 불쑥 문 열고 들어와서는 바닥에 털버덕 주저앉아 훌쩍훌쩍 우는 사람, 음악을 조용히 틀어놓고 바닥에 길게 누워 명상 속으로 들어가는 사람, 가정이나 직장에서의 속상함이 위험수위까지 올라와 아무 데로라도 떠나고 싶어 이리로 왔다고 고백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성소가 되기도 하는 이 ‘발광의 집’은 날이 갈수록 그 존재의 의미를 더해가고 있었다.
“내가 진실로 ‘다른 곳에 도착했다’는 생각을 이제야 했다니까!” 하고 말하는 그들의 고백 속에서 나는 차츰 내가 이 ‘발광의 집’이라는 창고에 눌러살아야 할 정당한 이유를 찾아가고 있었다. _ 발광의 집
아이의 일기장을 우연히 훔쳐보다가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엄마와 나는 미국 창문에 붙어 있는 하루살이다.’
회색이 검은색에 둘러싸이면 그냥 회색 혼자 있는 것보다 명도가 밝아 보이기 마련이다. 나는 우리 모자가 사는 어두운 회색 창고의 명도를 밝게 하기 위해 주야로 머리를 짜고 있었다. _ 부자 연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