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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49192277
· 쪽수 : 288쪽
책 소개
목차
나오미◆떨림
일리◆화형식
두 번째 브루스◆축제
두 번째 브루스◆전화
켈리◆빙고 게임
나오미◆추모식은 끝나고
첫 번째 브루스◆불면증
나오미◆깨달음
일리◆쉬울 줄 알았어
일리◆열쇠
가브리엘◆노래
나오미◆기대
나오미◆오비트
두 번째 브루스◆외출
일리◆모퉁이
일리◆도미노
스타벅스
나오미◆저장고에서
로빈(♂)◆범생이 벨마
첫 번째 브루스◆공감
일리◆가깝다는 것의 의미
두 번째 브루스◆돌연변이들
로빈(♀)◆친구들
나오미◆애도의 섬
가브리엘◆호랑이
옮긴이의 말
나오미◆떨림
일리◆화형식
두 번째 브루스◆축제
두 번째 브루스◆전화
켈리◆빙고 게임
나오미◆추모식은 끝나고
첫 번째 브루스◆불면증
나오미◆깨달음
일리◆쉬울 줄 알았어
일리◆열쇠
가브리엘◆노래
나오미◆기대
나오미◆오비트
두 번째 브루스◆외출
일리◆모퉁이
일리◆도미노
스타벅스
나오미◆저장고
리뷰
책속에서
“가브리엘을 키스 금지 리스트에 올려야겠어. 진작 그래야 했는데. 뉴 페이스니까 맨 밑에 올리자. 순위는 차차 올라갈 거야.”
일리와 나는 오래전, 병 돌리기 게임을 하고 난 뒤에 키스 금지 리스트를 만들었다. 우리는 아직도 가끔씩 그 게임을 ‘도니 와이스버그의 질투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키스 게임’이라고 부른다.
우리의 키스 금지 리스트는 일리가 학업에 열중하는 시간 대 그가 점찍은 남자에게 푹 빠져 있는 시간의 비율과, 나의 생리 전 증후군 기간 대 권태기의 비율에 따라 마치 감정이 있는 존재처럼 수시로 변한다. 일리와 나는 상호 합의하에 특정한 사람들을(아무리 미치도록 키스하고 싶은 사람이라도 어쩔 수 없다) 접근 금지 인물로 미리 지정해 둠으로써, 질투로부터 우리의 우정을 보호하고 있다. 키스하지 않겠다고 맹세한 탓에 몇몇 사람들의 입술이 그림의 떡이 돼 버렸으니 어찌 안타까운 일이 아니겠느냐마는, 키스 금지 리스트는 나와 일리가 절교하는 불상사를 막는 일종의 보험인 것이다.
만약 우리 부모님들이 키스 금지 리스트를 작성했더라면 우리는 그토록 지독한 슬픔을 겪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다음 세대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가 서로를 연습 상대 삼아 키스하는 법을 한창 연마하던 열세 살 때, 게이 따위는 내게 하등의 문제가 되지 않았다. 우리의 키스는 너무나 자연스럽고 달콤하고 떳떳했다. 서로에게 첫 경험 상대가 되는 게 우리의 운명임을 굳게 믿고 있었기에 우리 사이에는 그 어떤 벽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때 그의 입술에서 게이 느낌은 전혀 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왜 게이의 입술이어야 하는데? 일리가 남자를 좋아한다고 해서 이미 한마음인 우리 관계를 한 몸으로 진전시키지 말란 법은 없지 않느냐는 말이다. 나는 그의 마음이 내 마음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인정할 수 없다. 그가 그 생각을 의식하든 말든 상관없다.
어쩌면 로빈(♀) 말처럼 일리를 너무 오랫동안 너무 속속들이 알아 온 탓에 내 눈에는 내 마음이 투사하는 것만 보이는 건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