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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2762900
· 쪽수 : 412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하지만 책을 쓰는 아내를 원하지는 않으시잖아요?”
“그런 아내도 있어야 합니다. 얼마나 재미있겠습니까. 옷과 사람에만 관심이 있는 평범한 아내보다는 훨씬 흥미롭죠.”
“하지만 고가구와 가문 이름이 새겨진 금장 식기는 어쩌고요?”
“아, 그런 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건 형이 독차지하고 있거든요.”
“그런 뜻은 아니에요. 가족 분들은 뭐라고 생각하실까요?”
“중요하게 챙겨야 하는 사람은 어머니뿐인데, 어머니께서 당신을 보시더니 아주 좋아하시던데요.”
“저를 어머님께 미리 선보이신 거예요?”
“아니, 이런, 오늘 하루 종일 헛말만 하네요. 전 법정에 온 첫날 아주 얼이 빠져서 어머니께 달려가 말했죠. ‘여기 하나밖에 없는 여자가 있어요. 그 여자가 너무나 끔찍한 시련을 겪는 중이에요.’”
“하지만 제가 연인이 있었다는 건 마음에 두고 계시겠죠?”
“저도 있었습니다. 사실 여러 명이었죠.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잖습니까.”
“하신 말씀 그대로 믿겠어요. 하지만 그건 황홀하긴 해도, 생생한 장면들로 이루어진 정원 사이를 거침없이 헤매는 것과 같죠.”
“베인 양이 《카이 룽》을 인용하실 수 있는 정도라면, 우린 잘 지낼 수 있을 겁니다. 저를 보면 혹시 하얀 민달팽이가 생각난다거나 하진 않으세요?”
“그런 적 없어요.”
“그럼 다행입니다. 사소한 변화는 받아들이겠습니다. 가르마를 탄다거나 짧은 콧수염을 기른다거나 안경을 갖다 버리기를 바라시면 그 정도는 기꺼이 할 수 있습니다.”
“그러지 마세요. 딱히 뭘 바꾸시지 마세요.”
“진심이십니까? 그 말이 제가 무슨 수를 써도 별 도리가 없을 거라는 뜻이 아니길 바라겠습니다. 아, 이제 가봐야겠네요. 여유가 있으시면 다시 생각해봐주세요. 서두르실 건 없습니다. 다만 천금을 준대도 참지 못하겠다 싶으실 때는 망설이지 말고 얘기해주세요. 제가 결혼해달라고 협박할 것도 아니고요. 다만 전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사건은 재미로라도 수사할 겁니다.”
“정말 좋은 분이시네요…….”
“아니, 그런 게 아닙니다. 제 취미거든요, 청혼이 아니라 수사가요. 자, 영차, 힘냅시다.”
“문지기에게 언제든지 당신을 들여보내라고 일러두죠. 언제든지 저를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