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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2766533
· 쪽수 : 524쪽
책 소개
목차
이방인의 죽음
원한의 각인
수수께끼의 단어
불륜의 흔적
밑바닥에서의 탈출
실종의 혈흔
단절의 질주
과거를 잇는 다리
잊지 못할 산골 여관
도구의 반란
그리운 어머니
머나먼 시골 마을에서
증거를 훔치다
거대한 감옥
용서받지 못할 동기
떨어뜨린 눈(目)
인간의 증명
초판 후기
신장판 후기
리뷰
책속에서
사람들은 그 간편함과 편리함, 확실성에 빠져 별 생각 없이 자동판매기를 이용하지만, 이것은 인간의 물신주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절약으로 인건비를 아끼려 하지만, 그 전에 오직 돈이 인간을 잇는 매개체가 된다. 자동판매기만큼은 아니지만 역, 구장, 극장, 은행, 호텔, 모텔, 레스토랑, 주차장 등 사람과 돈이 모이는 곳에서 인간은 상대의 얼굴도 보지 않고 돈을 주고받는다. 처음부터 손만 보이도록 만들어놓은 곳도 있다.
돈은 그야말로 제 의지를 가진 것처럼 사람 사이를 오가고, 인간은 무기물로 변한다. 오로지 돈만이 존재한다. 아무도 그 사실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고도로 발달한 물질문명 속에서 인간의 정신과 온기는 저 멀리 뒤쳐졌고, 물질만이 앞서 나갔다.
“아내를 얻어 자식이 생겨도 인간이 모두 혼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평생 함께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야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언젠가는 헤어져야겠지만, 그래도 가족이 있으면 대부분의 인생을 함께 걷게 되지 않나.”
“단순히 함께 걷는 것뿐이지 고독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저는 가족이나 친구들은 편대를 짜서 함께 날아가는 비행기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비행기?”
“네. 어떤 비행기가 고장 나거나 조종사가 부상을 입어 비행이 불가능해도 동료가 대신 조종해줄 수는 없죠. 옆으로 다가가 기운을 북돋아주는 게 고작입니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
“실질적으로는 아무 도움도 되지 않죠. 아무리 격려하고 응원해도 고장 난 기체는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고 조종사가 회복되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비행기를 날게 하는 건 온전히 자신의 몫입니다.”
“거 참 삭막한 사람이구먼.”
“인생은 홀로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는 과정이 아닐까요. 설령 기체가 고장 나도 남의 비행기에 옮겨 탈 수는 없고, 대신 조종해달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