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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4600705
· 쪽수 : 133쪽
책 소개
목차
- 자서
불면
새벽
노을
들려주려니 말이라 했지만
해산하는 태양
우주괴물
오래된 자화상
두번째 아이
알을 품은 시인
엄마도 운단다
밤의 저편으로부터 그가
한밤의 모터사이클
무서운 음악
당신이 만약 미라와 사랑에 빠지고 싶다면
타고 남은 초신성
불가사리
내력
거꾸로
미스터리 서클
영도의 대화
거울 속 호랑이
바닷가 교회
잠든 애인의 목소리
새와 물고리를 닮은 남자
서쪽 베란다에서
낮잠, 바람의 묘지
불꽃벌레
하나뿐인 음식
봄날의 전장
봄밤
망치를 든 사랑
그녀들의 연금술
기억의 사슬
기린은 환영이다
폭우
거미인간의 초대
거미인간의 시 - 새벽거미
거미인간의 시 - 다시 쓴 족보
거미인간의 시 - 정오의 산책
거미인간의 시 - 하오의 독백
거미인간의 시 - 새로운 식욕
거미인간의 시 - 별빛들
들판을 달리는 토끼
허공의 다리
사족시
- 발문 : 그러니까, 그러니까 / 함성호
저자소개
책속에서
밤의 저편으로부터 그가
잠 못 드는 몸을 거슬러
잠깐 앉았다 떠나려 하는 바람의 몸통을 잘라
죽은,
죽은 것처럼 빛이라곤 없는
당신의 얼굴을 꺼낸다
어둠이 스캔하는 시간의 잔해들
당신의 기별로 산산조각난 내 얼굴이 멀리 등을 돌리며
인기척을 감추는 동안
당신은 서서히 몸을 움직여
잠 못 드는 내 몸 깊은 곳에 검은 등불로 반짝인다
죽은,
죽은 것처럼 빛이라곤 없는 내 눈이
태야의 먼 귀퉁이에서 속삭이는
과거의 속살들을 발라
안개를 뚫고 일어나는
푸른 넋들의 모이를 주는 동안
봄이 왔다고,
꿈이 비로소 당신 생의 전면에서 피를 흘린다고,
밤새 눈자위를 실룩거리던 바람이
자줏빛 새벽이슬을 머금고는
내 자리에 대신 누운 당신의 그림자를 오래도록 꿰맨다
잠 밖에서 서성이던 그가 비로소 나를 대신해
당신의 풍성한 기억 속에
그릴수록 지워지는,
미래의 지도를 완성했다는 기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