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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글이야기
· ISBN : 9788954603836
· 쪽수 : 285쪽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제1부 눈 오는 날 싸박싸박, 비 오는 날 장감장감
내 이름은 까막니, 이녁 이름은 야문니
햇장은 쌈빡히도 날내나는 벱이여
한 개새끼도 아롱다롱이라고
월락강상에 무툼벙허니
눈 오는 날 싸박싸박, 비 오는 날 장감장감
깽끼발톱 짜개진 것까장은 타기드랑게
춘향의 가는 허리를 담쑥 안고 "나상을 벗어라잉-"
찝어까
비개여, 베개여, 벼개여?
아이고 이쁘네, 인자 피박 준비히야지
왜 차꼬 찔벅거맀싸
지랄허고 자빠졌네
양손에 행주 들고 방그작작 웃는 양은 아리금살 꾀꼴네라
아까막새 그 새가 고닥새여?
짬-짬허다
저것 솔찬히 아고똥허네
하이고, 이놈아 엔간히 좀 납떠
겨울밤의 군입종, 싱건지 한 사발과 무수 한 조각
제2부 '여시코빼기' 콧잔등엔 아파트가 들어서고
꾀복쟁이 친구들
'여시코빼기' 콧잔등엔 아파트가 들어서고
개바지, 털신 한 커리의 망우리 전사들
살아생전에 올기심니 멫번이나 헐지 몰르겄네
으멍헌 괴앵이 부뚜막으 모냐 올라간당게
게으른 농부 정초부터 서댄다고
아나, 니가 시에미 돈 따먹고 잘살겄다
단자 왔소잉
옴맘마, 멜짱허던 하늘에 먼 비다냐?
그렇게 동네마독 쪼매썩 달부게 짓등만
옆으로 먹고 옆으로 나오는 것은?
배는 짓도 안 허고 깡다리보톰 장만허냐
제3부 이 고약헌 놈의 시상, 징그라, 아주 징그랍당게
어매가 똥 뀌먼 내 배가 아프당가
너는 당최 거시기가 없는 사람이다
에비이, 만치지 말어
파리허고 포리가 어트게 달분지도 몰르는 것이
이 고약헌 놈의 시상, 징그라, 아주 징그랍당게
그때 갈리고, 지금은 뭣을 허는가 몰르겄고만
젤로 나중 안보톰 표결 부치겄슴다
연애 한번 허고 잪은 생각이 멕힌당게
왜 퇴끼가 자발맞은 인생이 되았냐 허먼
참새가 크다고 알 낳는 것이간디
설마 나 때리기사 헐라디야 내가 그리도 어산디
파요파요 보고 잪어요 임의 화용을 보고 잪어요
써내기 타고 컨산내리지기로 갯것 간다고
쌩끔에는 큰어리장불허고 쌩끼밋장불이 있는디
제4부 가슴마독 저마다의 꽃심이 있으니
나 원 재수 읎으면 송사리헌티 좆 물린다더니
머덜라고 보냈냐, 이년아!
만석이 승불퉁 앓는 소리
똥 누는 놈 주잖히고 노는 애기 찝어까고
어따매! 그놈의 어른 염치없는 소리 허고 있네
숫나구, 암나구 보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허는 것인개빈디요?
데숙이에 서캐 실은 예편네라두 하나 있으면
고까짓 것 엎어지면 코 달 년의 디
서방이 안 돌아부아주닝게 오두가 나서 그러지
때까치맹이로 땍땍, 무시 뽑디끼 쑥쑥
가슴마독 저마다의 꽃심이 있으니
저자소개
책속에서
뒷산 상수리나무에 올라가 '땡끼벌(검정말벌) 쫓으며 '둥게(풍뎅이) 잡아다가 '마당쓸개'*하고, 땀냄새 풀풀 나고 '땟고장물' 송골거릴 때쯤 꾀 '할딱(모두)' 벗고 또랑에 뛰어들던 그 친구들이 그립다.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아련한 어린 시절의 고향을 생각하면, 자연의 넉넉한 품에서 들짐승처럼 뛰어놀던 그 '꾀복쟁이 친구(어릴 적 함께 발가벗고 뛰놀던 친구)' 들이 보고 싶기만 하다.
하도 '이무러서(이물감이 없어서)' 생각만 해도 반갑고 즐거운 말이 바로 꾀복쟁이 친구들이다. 가난이 까닭이지만, 우리는 그 시절 또래끼리 어울려 풍요로운 자연 속에서 뛰놀 수 있었다. 급변하는 세월 속에서도 우리가 여전히 인간적이고 또 자연의 품을 그리워하는 것은, 바로 사람의 정을 가장 순수하게 나누던 꾀복쟁이 친구들과 그 풍요롭던 자연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언젠가 택시를 타고 집에 가는 도중 꾀복쟁이 친구가 지나간다며 택시 잡아드릴 테니 그것 타고 가시면 어떻겠느냐던 택시 운전사를 바라보며,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던 일이 생각난다.
바로 이 '꾀복쟁이'라는 말이야말로 '꾀 벗고' 뛰어놀던 어린 시절의 정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어휘가 아닐 수 없다. 이 표현은 전라도 사람에게 너무나 친근하다. 그래서인지 이 어휘가 국어사전에 실려 있지 않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다른 지역 사람들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한다. '꾀 벗다'나 '꾀복쟁이'는 엄연히 전라도 사람들만의 것이다.
- 본문 102~103쪽, '여시코빼기 콧잔등엔 아파트가 들어서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