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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54604222
· 쪽수 : 183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녀가 도주한 날짜 1941년 12월 14일부터 경찰일지에 다시 나타난 1942년 4월 17일까지, 두 날짜 사이에 그녀는 흔적이 없다. ... 그 공백의 흐름 속에서 도라 브루더를 완전히 놓쳐버리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아마 시간의 변화들을 얘기하는 것이리라. 첫 눈은 1941년 11월 4일에 내렸다. 맹렬한 추위가 닥쳐와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된 날은 12월 22일이었다. 12월 29일, 기온은 계속 떨어지고 유리창마다 얇은 얼음막이 끼었다. 1월 13일부터는 바야흐로 시베리아 혹한, 물은 다 얼음으로 변했다. 그리고 거의 사 주 동안 녹지 않았다. 2월 12일, 소심하게 봄을 예고하듯 약간의 햇살이 비추었다. 보도를 덮은 잔설은 행인들의 발에 밟혀 거무스름하게 되었고 곧 진흙탕으로 변했다. 이 2월 12일 저녁에 유대인 문제 경찰국 호송차가 내 아버지를 실어갔다.
2월 22일에는 다시 눈이 내렸다. 2월 25일에도 눈이 내렸다. 한층 무섭게 쏟아졌다. 3월 3일 저녁 아홉시가 지나, 도시 근교에 첫 번째 폭격이 있었다. 파리의 유리창들도 전율했다. 3월 13일 대낮부터 사이렌이 울렸다. 공습 경보. 지하철 승객들은 모두 터널 속으로 들어가 두 시간 동안 꼼짝 않고 거기 머물러야 했고 그날 밤 10시에 또다른 공습 경보가 울렸다. 3월 15일 화창한 태양이 비추었다. 3월 28일 밤 열시경, 멀리서 폭격이 시작되어 자정까지 이어졌다. 4월 2일 새벽 네시에 공습 경보, 여섯시까지 무지막지한 폭격이 있었고 밤 열한시가 넘어 또 한바탕 폭격이 지나갔다. 4월 4일 밤나무 가지들에 싹이 돋았다. 4월 5일 저녁 무렵에는 우박 섞인 봄철 소나기가 지나가고, 무지개가 떴다. 잊지마, 내일 오후 고블랭 카페에서 만나는 거야. - 본문 102~103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