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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4604291
· 쪽수 : 172쪽
책 소개
목차
서문
1부
길은 다시 길을 찾게 한다
바람 속에는
잃어버린 것
산도 흐르고 들도 흐르고
모든 구멍은 따뜻하다
경전 밖 눈은 내리고
꽃과 꽃 사이
고요한 눈발 속에
마음의 불빛
이승의 하늘
진흙의 꿈
별
낮달
대숲
바람
나비
무덤에 대하여
모든 것은 제 속의 별을 향해 걷는다
움베르토 에코에게
숨바꼭질
나의 삼매(三昧)
아지랑이
2부
달
구만 톤의 어둠이 들불 하나 밝히다니
마음 밭 푸른 잡초
돌담
우리 모두 거울이 되어
만물이 지나가는 길
재의 사상
아무 일도 없다
수리
똑같은 그 이야기
은자(隱者)에 대하여
비급에 관한 전설
넋건지기
종소리
응시
어머니
깊은 강
그림자
아무도 모른다
홀로 있다는 것
하늘 거울
꽃 말씀
비눗방울
풍경
바위에 촛불 밝히고
3부
성터
어느 저녁 풍경
면례
고지말랭이
현장검증
옛 노래
잊어버린 연못
동판화 속의 바다
종이 갈매기
벙어리 박씨네 집
동백꽃과 다정큼꽃 사이에 앉아
묵정밭에서
누군가 가고 있다
비질 소리
돌탑
쓰레기 치우는 날
섬에 갇히다
빈집
그 차돌
옛 절터
노숙자
4부
외눈이 마을
그 짐승
포탄과 종소리
부록 관상시에 대하여
저자소개
책속에서
넋건지기
침묵의 깊이에 고개를 숙인 이의
가슴속을 들여다보라
까마득한 가슴의 절벽 아래
무량한 슬픔과 눈물이 고인
깊이 모를 소(沼)가 있다
더는 오를 수 없는 그 절벽의 끝에
홀로 섰을 때
흙덩이가 떨어지듯 사람은
제 목숨을 던진다
오늘도 추운 겨울 강가에서
울긋불긋 옷을 입은 무녀 하나와
흰 치마저고리를 입은 여자 서넛이
넋건지기굿을 하고 있다
열 발 흰 무명베 끝에
흰 쌀을 담은 놋주발을 묶어
몇 번이고 절벽 밑 소에 던져보지만
창백한 쌀에 감긴 머리카락 한 올도
끝내 건져내지 못한다
온몸과 넋이 녹고 녹아서
저 깊고 푸른 눈물이 되었음을
그녀들은 아직 모른다
흰 치맛자락이 강바람에 흐느끼고 있을 뿐
물억새가 머리 풀어 흔들며 울고 있을 뿐
열 발의 흰 무명베로도
저 슬픔과 눈물의 바닥에 닿을 수 없음을
그녀들은 아직 모른다
관상시란 눈에 보이는 것이나 의미만을 가지고 너무 생각하지 말고 눈에 보이는 것 너머의 그리고 의미 이전의 보이지 않고 개념화되지 않는 움직임, 즉 상을 느껴보자는 것이다. 상은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고 느낌이야말로 개념과 달리 모호하지만 가장 확실한 앎이기 때문이다. 또한 동시에 인식론적 측면을 떠나서라도 시적 감동은 물론이고 모든 예술적 감동에 있어서 그 '감동'이란 결국 감각-직관의 느낌과 섞여 있는 미분된 감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부록 '관상시에 대하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