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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소설론
· ISBN : 9788954604819
· 쪽수 : 352쪽
책 소개
목차
제1부 문학, 그 신비로운 위성(衛星)
평론의 멜랑콜리, 철학의 아포리아―가라타니 고진의 지적 영향력에 대한 단상들
소설, 내 슬픔의 DMZ
'국경'의 다면체들 : <북간도>에서 <리나>까지―한국소설의 국경은 어디까지 상상되었는가
빈곤의 박물지를 향한 미완성 노트―2000년대 작가들이 그린 가난의 풍경
제2부 아름다운 외계인들과의 교신 기록
연애의 테크놀로지, 유행의 우주론―정이현론
이야기하지 않는 셰에라자드의 탄생―김애란, 한유주의 첫 소설집을 기다리며
마지막 멜로드라마의 연주자―서하진의 <요트>를 중심으로
가족담론의 해체 vs 문학의 카오스―한유주, 김유진, 김태용의 소설
제3부 욕망의 중력, 소통의 주파수
팩션 언리미티드―<검은 꽃>론
암흑의 핵심을 포복하는 시시포스의 암소―방현석론
부엌, 지상에서 영원으로 향하는 문턱―오수연의 <부엌>론
낯익은 상처의 블록으로 지은, 낯선 레고의 집―2005년 여름 소설의 어떤 표정
제4부 가뭇없이 사라지는 별들의 기억
문명화된 아담과 신비화된 이브, 그 비극적 마주침―이승우, <욕조가 놓인 방>
말하지 못한 말들 사이로 사라져가는 말들의 풍경
시작은 있되 끝은 없는 예언의 세계―배수아, 최수철, 김록의 소설
복수의 자아를 향한 다중적 퍼스펙티브―권여선의 <푸르른 틈새>론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한유주, 김유진, 김태용이 꿈꾸는 인류 전체에 대한 알레고리적 악몽에 전염된 독자라면, 한동안 꿈 없는 단잠을 청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진실로 강력한 독자라면, 작가가 침묵하는 텍스트를 읽어내야 하고 작가가 선사하지 않는 감동까지 가로채야 할 것이다. 이들은 '세대화 자체가 불가능한 첫번째 세대'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철저한 정서적 고립이라는 집단적 질병을 앓고 있다는 것 정도일 텐데, 이것은 '분류'의 범주가 될 수 없는 '증상'에 불과하다.
한사코 죽음과 절망과 소통 불능의 세계만을 그려내는 이들의 캐릭터들은 어떤 세대로부터도 이해도 공감도 받지 못하는 세대의 단말마 아닌가.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이들의 이야기를 고통스럽지만 한 글자 한 글자 치밀하게 파고들어야 할 이유는 아닌가. 우리는 이토록 눈부신 나이에 이토록 눈이 시린 절망의 심연을 굴착하고 있는 이들의 속삭임을 외면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저마다 한 사람의 독자로서 이들의 소설을 향해 소박한 부탁을 할 수는 있지 않을까. 현대인들에게는 향수와 경외를 불러일으키는 고전적 영웅은 있지만, 이토록 모든 곳에서 크고 작은 결정을 요구하는 삼백육십오 일 이십사 시간의 딜레마적 선택의 고통 속에서, 일상의 지혜로서, 삶의 모델로서 닮고 싶은 총체적 모델은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모델을 그 어떤 때보다 간절하게 원하고 있지 않은가.
- 본문 173쪽, 'No Way Out'의 세계를 질주하는 작가와 독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