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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4605793
· 쪽수 : 303쪽
책 소개
목차
브라운 부인
여행의 즐거움
목신의 어떤 오후
추억의 한 방식
닭과 함께 하는 어떤
목가적인 풍경
유원지에서
동물들의 권태와 분노의 노래 1
-물속의 알람소리
동물들의 권태와 분노의 노래 2
-동굴 생활자
동물들의 원태와 분노으 노래 3
-부엉이의 숲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조금 후 화장실에서 나온 사내아이의 얼굴은 좀더 편해 보였다. 네 사람은 한 부부와 그들을 오랜만에 찾은 그들의 아이들과 다르지 않게, 서로의 안부에 대한 얘기가 끝난 후 더이상 마땅히 할 말을 찾을 수 없는 사라들처럼 어색하게 앉아 있었다.
"혹시 배가... 고프거나... 하지 않나요? 원하면... 피자를 시켜드릴...수도 있어요. 돈은 내가 지불할게요." 사내아이가 말했다.
브라운 부인은 이제 그가 눈에 띄게 말을 덜 더듬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만큼 그가 덜 긴장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이곳가지는 피자를 배달하지 않아요." 브라운 부인이 말했다. - '브라운 부인' 중에서
우리는 어느 평일 오후의 평온함 속에서 호숫가에 앚아 있었다. 호숫가의 물푸레나무 가지들은 수면에 닿을 것처럼 늘어져 있었는데, 실제로 그중에는 수면에 닿아 있는 것도 있었으며, 가을로 접어든 숲의 활엽수들에서 바람에 흩날린 낙엽이 이따금 수면 위로 떨어져 물 위를 떠다녔다. 물은 깨끗하고 잔잔했지만 수영을 하기에는 너무 차가웠다. 서쪽 하늘에는 구름이 끼어 있었지만 하늘은 대체로 맑았다. - '목신의 어떤 오후' 중에서
얼마 전 땅을 파 그녀의 얼굴을 보았을 때 그녀는 마치 침대에 누워 있는 것처럼 땅속에 누워 있었다. 하지만 평온한 모습은 아니었다. 유령을 닮은, 그래서 자연스럽게 유령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었지만 내가 생각하는 유령의 모습은 아니었는데, 어쩌면 실체감이 지나쳐서였는지도 몰랐다. 그리고 시체에 기생하는 벌레들 대문이었는지도 몰랐다. 구더기들이 그녀의 얼굴 위로 돌아다니고 있었고, 어떤 것들은 그녀의 얼굴 속을 드나들었으며, 구멍 속에는 벌레가 까놓은 알들도 있었다. - '추억의 한 방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