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4606035
· 쪽수 : 313쪽
책 소개
목차
차례
너를 사랑해
들소
바람결에
내 아들의 연인
매미
시그널 레드
밤이여, 나뉘어라
해설|신승엽
정미경 소설을 읽는, 고통스러운 즐거움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보편적인 비극은 감정을 정화시키지만, 그 비극이 개별적인 것이 될 때 사람은 이성을 잃는다. 지금이라도 Y가, 이게 도무지 제 할 짓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내가 잠시 미쳤지 하고 나온다면, 내 눈앞에서 벌어지는 이 일을 한 번은 이해해줄 수 있다고 울컥 격정적으로 생각하다, 다음 순간, 죽고 나서 사랑이 다 무슨 소용인가, 하고 마음을 다잡게 되는 것이다. 이 일이 돈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순전히 감정의 프로젝트라는 걸 몰랐을까? 나도, Y도? - '너를 사랑해' 중에서
"네 얘기 좀 해봐. 어떻게 지냈나."
"내 얘긴 저 필름 안에 전부 들어 있어."
화면을 바라보는 P의 눈은 조금씩 풀려가는데, 나는 그가 조금은 더 열중해서 보아주기를 원한다. 흘려보내듯 보아버리기엔, 너무 많은 열정과 에너지를 저 필름에 쏟아부었다. 등장인물의 그림자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았고, 시선의 각도까지 노트에 기록해가며 촬영한 필름이다. 너의 손은 코리안 퀼트일지 몰라도 죽었다 깨어나도 저런 영화는 만들지 못해. P는 어느새 산만하게 제 얘기만 하고 있다.
"그래? 내 프로젝트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니? 늦어도 내년이면 「오버 더 네이처」에 이 신약에 대한 기사가 실린다. 인류가 달에 첫발을 디뎠을 때나 혹은 복제인간이 지구상의 어딘가에서 탄생하기 위한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뉴스처럼 지구를 흔들게 될 거야."
"테크놀러지에 있어서의 판도라의 상자가 아닐까."
나는 좀 삐딱해진다. P는 개의치 않은 표정이다. - '밤이여, 나뉘어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