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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4614634
· 쪽수 : 240쪽
책 소개
목차
1
블루 스타킹
인스턴트 데이즈
차라투스트라
알데바란
블루문
바이러스 콤플렉스
메리 앤드 글루미 크리스마스
2
데스마스크
알리바이
펜듈럼
히치하이커
웨딩 케이크
마트료시카
켄타우루스 프록시마
페이스오프
3
포르말린
위버멘쉬
메타모르포제
헤이, 헤이, 헤이
플라스틱 피시
크로스워드 퍼즐
스페어타이어
허니 치즈 브레드 & 스틱캔디
스톱, 스톱
4
인터뷰
어메이징 그레이스
알고리즘
러시안 블루
룰렛 게임
브라보, 마이 라이프
오프닝 세리머니
해설 | 어떤 방황, 소수자의 통과 의례_정영훈(문학평론가·경상대 교수)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아, 지겨워, 또 그 소리! 그땐 다들 그랬어. 너나없이 호헌철폐를 부르짖었다고! 어깨 걸고 거리로 나갈 수밖에 없는 시국이었잖아. 안 그랬으면 완전 매국노로 몰렸을걸? 지금은 달라. 난 그때도 그냥 선배가 하자는 대로 따라간 것뿐이야. 그저 선배가 좋아서 잘 보이고 싶었어. 정치적 신념 같은 거 없어. 나한테 스터디 그룹에 들어오라느니 이 책 읽어봐라, 저기 같이 가자며 의식화시키려고 들지 마. 그럴수록 난 냉담해질 거야. 현실로부터 갈 수 있는 데까지 멀리 갈 거라고.
나는 엎질러진 유리컵, 흥건한 물, 입에서 흘러나온 흰 거품이 되어 물방울처럼 날아간다. 어둠 속에서 너무나 환하다. 어둠 속에서 모든 게 투명해진다. 어둠 속에서 나는 나를 앞서 날아가는 흰 그림자를 보고 있다. 말도 안 돼, 장난치는 거지? 나는 몸이 떨려서 움직일 수가 없다. 나는 몸이 날아가서 움직일 수가 없다. 어둠 속에서 웅크린 무언가가 소리를 지른다. 폭풍이 부는 어둠 속에서 탄식인지 비명인지 절규인지 모를 찢어지는 소리가 몰려나온다.
“선배, 죽지 마……!”
아, 별이 아름답다, 끔찍하게. 반짝반짝하는 저 별 말고 별 뒤의 깜깜한 장막 뒤엔 뭐가 있을까? 나뭇가지 사이로 하늘과 땅이 서로 달라붙어서 번개도 불도 스며들지 않는 암흑, 암흑이 끝나면 더 짙은 암흑이 있는 건 아니겠지? 눈을 비벼도 여기가 어딘지 확실치 않다. 난 세상이라는 이상한 감옥에 갇힌 것 같다. 하지만 어딘가 출구는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