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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54615167
· 쪽수 : 176쪽
책 소개
목차
극장의 하룻밤 11
일당백의 결투 29
크리스티앙 42
지독한 바보들 58
달에서 떨어진 사나이 81
고통을 달래며 99
마지막 편지 115
암흑의 공간 141
파나슈 145
옮긴이의 말 173
리뷰
책속에서
“아무래도 내가 욕설의 예술을 좀 가르쳐줘야겠군!
첫째! 연극형 욕설이 있지. 예를 하나 들어주마. 아으, 놀라운 신세계여, 저런 코가 다 있다니!
(……)
넷째! 말장난형 욕설도 있지. 시라노는 어떻게 죽을까? 칼로 코코콕 찔려 죽을걸!
(……)
아홉째! 체육형 욕설. 코 길이 덕분에 출발 신호가 떨어지기도 전에 우승할 수 있는 놈은 온 세상에 너뿐일 거다!
아니면 열째! 감상형 욕설. 아아! 정말 마음이 고우시군요. 이렇게 많은 다람쥐와 새들에게 앉을 자리를 내주시다니!
이제 마지막으로, 선의형 욕설. 혹시 검집을 잃어버리더라도 검을 꽂아둘 데가 두 군데나 있으니 다행이외다.”
창마다 대낮처럼 불을 밝힌 록산의 집이 몇 걸음 앞쪽에서 범선처럼 이리저리 흔들거렸다. 지금쯤 집 안에서는 크리스티앙이 달처럼 하얀 제병祭餠을 받아먹으려고 입을 벌렸다가 다물고 그것이 혀끝에서 녹아내리는 감촉을 느낄 것이다. 크리스티앙이 록산과 결혼식을 올린다. 그가 시라노의 하늘에서 달을 빼앗아 삼켜버리면 시라노에게 남는 것은 어둠뿐이다.
그는 마치 군의관이 피를 뽑듯이 편지를 썼다. 그것은 열과 병, 그리고 망상을 해소하기 위해서였다. (……) 그는 먹을 것을 찾아 헤매거나 스페인군과 싸울 때, 혹은 편지를 부치러 나갈 때, 부상자를 돌볼 때만 제외하고는 오로지 편지, 편지, 편지를 쓰는 일에만 매달렸다. 산더미처럼 많은 깃펫이 닳아 없어지고 잉크가 강물처럼 흘렀다. 그가 그렇게 편지를 쓰는 이유는 록산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을 가득 채움으로써 그녀를 향한 갈망으로 터질 듯한 가슴을 비워내기 위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