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제목 : 동물들의 신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54615181
· 쪽수 : 476쪽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54615181
· 쪽수 : 476쪽
책 소개
쇠락해가는 말 조련장을 배경으로, 사춘기 소녀 앨리스의 비밀스럽고 가혹한 성장담을 보여주는 성장소설. 이 작품은 미국의 젊은 여성 작가 아이린 카일이 발표한 첫 장편소설이다. 작가가 2004년 발표해 내셔널 매거진 상을 수상했던 첫 단편 '말이 새끼 낳는 계절'을 장편으로 발전시킨 것으로, <동물들의 신>의 첫 장에 고스란히 구현되어 있다.
책속에서
가장자리 쪽에서는 퉁퉁 불은 하루살이 시체들이 배수구 틈새를 흘러다니다가 잡초에 들러붙었다. 죽는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작은 조각, 추한 조각으로 변하는 것. 사람들은 엉엉 울 수도 있다. 물에 빠져 죽을 수도 있다. 날마다 자기들끼리 모여서 점심을 먹을 수도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세상은 신경 쓰지 않는다. 인간의 심장처럼 고동치며 어디론가 달려갈 뿐이다. 규칙도, 단서도, 대답도 없다. 그저 슬픔뿐이다. 하지만 그중에 내 슬픔은 없다.
위층 노나 언니의 골방에서, 나는 눈을 감고,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세계를 보았다. 분노도, 외로움도, 내 몸속을 갉아먹는 얼음 톱날 같은 두려움도 없는 곳이었다. 그 세계가 나에게 찾아온 그 순간 머릿속 소음이 사라졌다. 고요뿐이었다. 지옥이 우리를 둘러싼 현실이라면 천국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빠에게 찾아온 이 순간을 나는 방해하지 않았다. 아빠에게 찾아온 이 순간이 끝날 때까지 나는 그냥 그렇게 있었다.
사랑에 빠지면 발밑을 보지 못하는 것도, 균형을 잃는 것도, 정신을 못 차리는 것도 당연했다. 사랑이 그런 거라면, 갖고 싶은데 가질 수 없어서 몸 안에 어두운 구멍이 생기는 거라면, 가질 수 없다는 안타까움이 철창 같은 갈비뼈를 밤새도록 쾅쾅 두드리며 울부짖는 것이 당연했다. 사랑에 빠지면, 갑자기 걷는 법을 잊는 것도 당연했다. 땅이 물로 바뀌는 경계를 자기도 모르게 넘어가는 것도 당연했다.
추천도서
분야의 베스트셀러 >
분야의 신간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