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54615648
· 쪽수 : 456쪽
책 소개
목차
달려라, 토끼 9
해설 | 래빗의 눈으로 본 세상의 동요와 불안 439
존 업다이크 연보 447
리뷰
책속에서
남자아이들이 백보드를 나사로 박아놓은 전신주 주변에서 농구를 하고 있다. 다리들, 외침들. …… 양복 차림으로 골목에 들어선 래빗 앵스트롬은 이미 나이가 스물여섯에 키도 188센티미터나 되지만, 발을 멈추고 지켜본다. 너무 키가 커서 토끼 같아 보이지 않지만, 하얀 얼굴의 폭, 파란 홍채의 창백함, 입에 담배를 찔러 넣을 때 짧은 코 밑이 신경질적으로 파닥거리는 모습은 왜 그런 별명이 붙었는지 어느 정도 설명을 해준다.
안에 들어간 루스가 전등 스위치로 손을 뻗자, 래빗은 그녀의 팔을 쳐서 내린 다음 그녀를 끌어안고 키스를 한다. 광기다. 그녀를 짓이기고 싶다. 그의 갈빗대 안의 작은 계기가 압력, 그냥 순수한 압력에 대한 그의 요구를 두 배로, 다시 두 배로 높인다. 여기에 사랑, 살갗을 흘끔거리고 살갗을 따라 미끄러지는 사랑은 없다. 그는 자신들의 살갗을 의식하지 못한다. 그녀의 심장을 갈아 자신의 심장 안에 넣고 싶다. 완벽하게 그녀를 위로하고 싶다.
“인생은 계속 되어야 하네. 내 말을 이해하고 있나?”
“네, 장인어른.”
“인생은 계속되어야 해. 우리에게 남은 것을 가지고 계속 나아가야 해. 베키도 지금은 너무 속이 상해 자네 얼굴을 보지 못하지만, 같은 생각이네. 우리는 상의를 했고, 이게 유일한 길이라는 데 동의했네. 내 말은,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자네가 어리둥절해하는 게 보이지만, 우리가 자네를 우리 가족으로 생각한다는 걸세, 해리, 이……” 그는 팔 하나를 막연하게 층계 쪽으로 들어올린다. “이,” 그는 팔을 힘없이 떨어뜨리며 말을 맺는다. “사고에도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