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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외국 역사소설
· ISBN : 9788954618021
· 쪽수 : 344쪽
책 소개
목차
제1부
제2부
제3부
제4부
해설 | 래그타임, 절대로 빨리 읽지 말 것
E. L. 닥터로 연보
리뷰
책속에서
이들 중 일부는 신문 1면에 에벌린의 얼굴을 실으면 매진은 따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했다. 이들은 신문 기사가 독자의 의식 속에 특정 인물을 각인시키고 그를 실제보다 더 확대, 과장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신문이 이렇게 과장하는 사람들은 일반인들이 선망하는 특징을 지닌 인물들이었다. 사업가들은 뉴스에 오르내리는 사건에서가 아니라, 그들 매체의 제작물에서 이런 인물을 창조할 수 있지 않을까 궁리하게 되었다. 만약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려고 지갑을 열게 될 것이었다. 그리하여 에벌린은 영화 스타 시스템의 개념에 영감을 제공하고, 테다 바라에서 메릴린 먼로에 이르기까지 모든 섹스 여신의 모델이 되었다. 에벌린의 중요성을 인식한 두번째 무리는 각계의 노조 지도자와 무정부주의자, 사회주의자 들이었다. 에벌린이 결국은 노동자의 이익에서 광산 소유주나 철강 제조업자보다 훨씬 더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임을 제대로 예측한 사람들이었다.
가난한 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게 유행이 되었다. 뉴욕과 시카고의 궁전에서는 가난 무도회가 열렸다. 손님들은 누더기를 입고 와서 양철 쟁반에 담은 음식을 먹고 이 빠진 컵으로 술을 마셨다. 무도회장은 철근, 철로, 광부용 램프 등을 써서 광산처럼 보이게 꾸몄다. 무도회장 밖의 정원은 무대연출 회사를 고용해 방적 공장의 식당이나 작은 농장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손님들은 은쟁반에 놓인 담배꽁초를 피웠다. 순회극단이 흑인 분장을 하고 노래를 불렀다. 가축 방목장 무도회를 연 사람도 있었다. 손님들은 긴 앞치마를 두르고 머리에 하얀 모자를 썼다. 피투성이가 된 소의 사체가 움직이는 도르래에 걸린 채 벽을 따라 도는 속에서 손님들은 식사를 하고 춤을 췄다. 내장이 바닥으로 쏟아졌다. 수익금은 자선사업에 쓰였다.
어느 날, 아버지는 콜하우스 워커 주니어가 자신이 니그로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하면 할수록 그런 듯했다. 워커는 유색인처럼 행동하지도, 말하지도 않았다. 흑인들의 몸에 밴 복종심은 보통 상대를 품위 있어 보이게 했지만, 콜하우스의 경우에는 오히려 콜하우스를 더 품위 있어 보이게 하는 듯했다. (...) 아버지는 콜하우스에게 위험한 구석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챘다. 그 사람이 구애하는 걸 도우면 안 될 거 같아요,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말했다. 그 사람, 좀 무모한 구석이 있어요. 매튜 헨슨조차 자기 분수를 알았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