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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4618366
· 쪽수 : 156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오렌지 기하학
망막에 작도되는 피의 음계
오일러 공항
제목 1. 사물 ㄱ과 ㄴ으로 분해된 口
제목 2. 의자에서 태아의 형상으로 꿈꾸는 피보나치 달팽이
제목 3. 제로의 수렴과 코스모스 비례
제목 4. 나선을 따라 확장되는 사각형들의 무한집합
제목 5. 파괴된 눈동자
투명한 식사
변이
뒤집힌 눈/곡, 음악광 C의 소장품 3점이 발생시키는 트라이앵글 렌즈
4개의 회전체 眼球 사이에서 作圖되는 6개의 선과 4개의 면과 다면체 언어 큐브
인드라 주행 코스
빅뱅, 폭발하는 眼球 속에서 태어나는 늑대
正觀
수면에 비치는 소리聲나무
벽에 비친 그림자 악사 빙
지워지면서 지워지지 않는
아픈 방
무중력 회전체 큐브
글자들이 날아다니는 숲
북소리
유황이 타는 8각형 밤
대수학
몹시 절망한 남자의 몹시 이상한 보행법
아홉 개의 층이 있는 수학병동
제로 행성
없는 나라
오렌지가 구르는 휴대용 계단
고딕 계단을 공격하는 말개미들
글자族이 사는 무인도
지난여름 파도에 떠밀려온 이 시는
타임 호텔의 지그재그 25층엔 25시, 복도를 따라 하이힐 소리 걸어간다 계단을 오르는 콜걸 나온다
행위 4
물침대
3×3 행렬
과거로 가는 택시
유의미孃 실종사건에 대한 현장검증
목격자를 찾는 스파이 소녀 한다
색채강박증 교사 소괄호의 바나나를 둘러싼 음모들
어떤 市의 사물함
어떤 市
ING 살인사건
컬러 킬러의 흑백 사체
탈옥수들
빨간 돼지를 잡아라
고고는 고고고 다다는 다다다
직선 트랙을 달리는 다섯 마리 경주 말
개미들을 위한 백지 모텔
왼손잡이 상상책
아프리카
북치는 아이들
알몸으로 계단을 오르는 투명한 여자
라자의 가시나무새는 왜 강변에서 우는가
언어는 무엇일까?
문장분열증 테스트
사과의 2차원 균등분할
제목
다음 중 김참 시인이 열대어를 기르기에 가장 적합한 어항은?
오렌지 행성
사랑
방향표시판 혹은 스텔스機
알파벳 형태로 가꾸어놓은 꽃밭
만다라 미궁
Happy Birthday to You
그리고 삶을 그리고
축소된 귀신 이야기
어느 날 갑자기
SOMA
Z는 사라진다
시작
해설| 무위(無爲)의 시학
| 조재룡(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오렌지 기하학
야옹 야옹 비가 내린다
인간의 뇌혈관 실핏줄 같은 비
비의 발톱이 정원을 쥐새끼처럼 찢어놓는다
나는 3층 2층 1층 0층을 차례로 올라가
공중의 지하실에 도착한다
거기서 비의 공격성이
인체와 정신에 미치는 충격을 수량화한다
시 대신 기하학 문제를 풀며 오렌지랑 논다
3차원의 내가 1차원의 나를 초대해
2차원 마을에 사는 나를 찾아가는 상상을 한다
상상은 피로 물든 백지와 함께 나를 찾아온다
나는 눈을 감고 귀를 막는다
그래도 야옹 야옹 비가 내린다 오렌지는 웃고
기하학은 기하학을 살해한다
망막에 작도되는 피의 음계
누구의 심장일까
밤하늘 떠가는 저 피아노
건반에 붙어 달빛 소나타를 연주하는
두 개의 손
꽃이 제 입으로 빨간 발을 내밀 때
심장을 중심으로
지름 25시간인 원을 그리며
나는 새
두 발의 보폭이 무한인
낱말 컴퍼스
우주에 누가 작도한 핏방울일까
지구는
떠도는 악보들 행성들
꽃이 항문으로 하얀 혀를 내밀 때
음표 밑에 붙어 끝끝내 떨어지지 않는
까만 눈동자
아픈 방
나는 이 시 아픈 방이오 이렇게 찾아주셔서 고맙소 어서 들어오시오 왼쪽 벽에 스위치가 있소 누르지는 마시오 난 이대로 어둠 속에서 쉬고 싶소 불을 켜면 당신은 벽을 타고 흐르는 피, 의자 밑에 떨어진 손을 보게 될 거요 난 그런 걸 당신께 보이고 싶지 않소
가만히 서서 책상을 바라보시오 책상은 칡넝쿨로 뒤덮여 있소 책상 밑으로 흐르는 계곡이 보이오? 계곡은 당신이 서 있는 벽을 타고 천장 밖 당신이 살던 세상으로 흐르고 있소 얼마 전까지 이 방엔 한 여자가 살고 있었소 그녀는 스스로 숨을 끊고 계곡을 따라 당신이 살던 세상으로 떠났소
0시 방향으로 걸음을 옮겨 창을 찾아보시오 창은 말의 동공처럼 어둡게 깨져 있소 거기 서서 0시의 왼쪽세계를 바라보시오 밤의 잿빛 도시가 보이오? 도시의 강변 저편에 빌딩들이 보이고 아파트 단지가 보일 게요 불 켜진 방이 하나 보일 게요 시를 읽고 있는 사람이 보일 게요 누군지 아시겠소? 아픈 방을 읽고 있는 바로 당신이오
당신에게 손이라도 흔들어주시오 그 사람도 나처럼 아픈 방에서 홀로 아파하고 있을 게요 가서 그 사람이랑 술이라도 한잔하시오 미안하오 이제 난 약을 먹고 쉬고 싶소 그만 나가주시오 당신이 이 방을 나설 때 여자의 손이 당신을 따라갈 것이오 그럼 좋은 밤 보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