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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과 고래와 내 사람

라일락과 고래와 내 사람

김충규 (지은이)
  |  
문학동네
2013-03-18
  |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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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과 고래와 내 사람

책 정보

· 제목 : 라일락과 고래와 내 사람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4620789
· 쪽수 : 108쪽

책 소개

1998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김충규 시인. 사물이 풍기는 죽음의 냄새와 고통의 미학을 치열하게 그려온 그가 2012년 3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일 년 후, 그가 남긴 마지막 시들을 모아 유고 시집을 내놓는다.

목차

시인의 말을 대신하며

라일락과 고래와 내 사람
맨홀이란 제목
잠이 참 많은 당신이지
허공의 만찬
말할 수 없이 지겨우니까요
수렁
검은 눈물을 흘리는 물새
불행
유리창과 바람과 사람
저녁에서 아침 사이에
(까마귀 우는 환청이 들렸는데)
밀림
안개, 풍성한 여인
우리는 누구인가요?
하필 물새여서
오늘은 휴일
허공의 미궁
지평선에 이르기도 전에
들불
나비와 고양이는 서로 만나지 못했다
그렇지만 고래는 울지 않았다고 한다
뼛속에서 울렁울렁
가는 것이다
어느 해변에 가야
허공의 범람
웃는 새
죽은 조상을 등에 업은 사내
밤이 되면
저물 무렵의 중얼거림
당신, 참 이상한 사람
오늘 저녁 메뉴
내일이 오지 말기를, 중얼거리는 밤이다
먹구름을 위한
뭐였나, 서로에게 우리는
뱀과의 입맞춤
얼른 가자 숲으로……
물결의 고통
당신의 귀울림과 고래의 관계
음악은 흐릅니다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나지 않는군요
안개 속의 장례
꽃의 웃음에 대한 비밀
나비 요리
산 그림자
밀교(密敎)
페루 청년의 구지가(龜旨歌)
모래 냄새를 맡는 밤
벼랑의 일각수
기억의 퇴적층
기러기는 아프리카 쪽으로
지금 보스턴에도 보슬비가 올까
참으로 오랫동안
허공을 향해 중얼중얼
앓는 눈동자를 꾹 누르면
낙타의 뼈
구름의 감정
미풍, 또한 다 저물고
악몽
포로수용소

추모 발문
이병률·이승희·이재훈·조동범

저자소개

김충규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65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98년 문학동네신인상에「낙타」등 5편의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으로 『낙타는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다』『그녀가 내 멍을 핥을 때』『물 위에 찍힌 발자국』『아무 망설임 없이』가 있다. 제1회 미네르바작품상과 제1회 김춘수시문학상을 수상했다. 2012년 3월 18일 새벽, 길지 않은 생을 마감했다.
펼치기

책속에서

라일락과 고래와 내 사람

라일락이 보일락 말락
어디에 숨었니? 내 사람

공기가 삭아내리는 소리

라일락 향기 지독해서
숨어버린 거니? 내 사람

라일락을 가진 집의 지붕 위에
찌그러진 심장 반쪽
다급히 숨은 거니? 내 사람

저 집은 죽은 고래
저 심장은 고래의 각혈 덩어리

내가 먼바다에서 잡아온 고래가
라일락 향기에 죽었다

내가 이 세상에 낳아보지 않은
희미한 딸이
멀리서 손짓하는 한참 오후
눈 비벼보면 아지랑이

삭은 공기를 질질 끌고 가는
허파에 구멍이 뚫린 늙은 바람
어디 숨어 우는 거니? 내 사람

내 심장을 꺼내 먹이면
고래가 숨을 얻어 허공을 헤엄쳐오를까
그러면 나타날 거니? 내 사람

라일락이 피기 전에 온다 해놓고 못 와서
어둠이 징검징검 허공 딛고 오도록
꼭꼭 숨어버린 거니? 내 사람

내가 심장을 꺼내기도 전에
심장에 불이 타도록

라일락 다 지고 고래 다 썩고
그런 뒤에 나타나려니? 내 사람


잠이 참 많은 당신이지

오늘 내가 공중의 화원에서 수확한 빛
그 빛을 몰래 당신의 침대 머리맡에 놓아주었지
남은 빛으로 빚은 새를 공중에 날려보내며 무료를 달랬지
당신은 내내 잠에 빠져 있었지
매우 상냥한 것이 당신의 장점이지만
잠자는 모습은 좀 마녀 같아도 좋지 않을까 싶지
흐린 날이라면 비둘기를 불러 놀았겠지
비둘기는 자기들이 사람족이 다 된 줄 알지
친절하지만 너무 흔해서 새 같지가 않지
비둘기가 아니라면 어느 새가 스스럼없이 내 곁에 올까
하루는 길지 당신은 늘 시간이 모자란다고 말하지만
그건 잠자는 시간이 길어서 그래
가령 아침의 창가에서 요정이 빛으로 뜨개질을 하는 소리
당신은 한 번도 듣지 못하지 그게 불행까진 아니지만 불운인 셈이지
노파들이 작은 수레로 주워모은 파지들이
오래지 않아 새 종이로 탄생하고 그 종이에
새로운 문장들이 인쇄되는 일은 참 즐겁지
파지 줍는 노파들에게 훈장을 하나씩!
당신도 그리 잠을 오래 잔다면
노파가 될 때 파지를 줍게 될 거야
라고 악담했지만 그런 당신의 모습도 나쁘진 않지
잠이 참 많은 당신이지 마부가 석탄 같은 어둠을 마차에 싣고
뚜벅뚜벅 서쪽으로 사라지는 광경을 보지 못하지만
꼭 봐야 할 건 아니지
잠자면서 잠꼬대를 종달새처럼 지저귈 때
바람 매운 날 이파리와 이파리가 서로 입술을 부비듯
한껏 내 입술도 부풀지
더 깊은 잠을 자도 돼요 당신


허공의 만찬

수줍게 빛이 지상을 어루만지고 개구리가 뛰고 나무가 뛰고 짐승이 뛰고
허공에서 장례를 치른 나비들이 가느다랗게 흐느끼며 어디라고 할 것 없이 날아가고
시궁창에 빠져 냄새를 풍기는 오래된 빛이 천천히 삭아내리고
늙은 쥐가 오갈 데 없는지 제 발톱을 뜯으며 한숨을 내쉬고
울지 마 곧 밤이 와 밤이 오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하여
저 허공에 성곽을 지으러 올라가야지 허공만이 유일한 안식처
둥둥 허공으로 떠오르는 영혼들을 봐 지상에서 고단했던 영혼일수록 더 가볍게 둥둥
나비같이 투명한 영혼은 제트기같이 빠르게 허공으로 올라가
개구리도 나무도 짐승도 허공에 가볍게 오르기 위하여 뛰는 연습을 하는 거야
빛이 수줍게 내려와 시신들을 수습하는 지극히 한가롭고 평화로운 이 세상에
만약 허공이 없었다면 어찌 생을 견뎌낼 수 있었을까
아, 허공이 없다는 상상만 해도 질식해버릴 것 같아
텅 비어 있어도 허공은 늘 만찬이야 영혼이 맑아 날개를 얻은 생명들이
임대해 사는 곳이지만 뭐니뭐니해도 허공은 죽은 자들의 영혼이 머무는 평야
산 자의 눈엔 보이지 않으나 그곳엔 늘 만찬이 벌어지고 있어 즐겁고 가벼운 영혼들만이
그 만찬을 즐길 수가 있는데 지상에서 고단하게 살았던 영혼들만이 주연이 될 수 있는데
뛰고 뛰고 뛰는 소리들
허공에 오르기 위하여 행복한 사후(死後)를 위하여
너도 뛰지 않을래? 우리 같이 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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