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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4622462
· 쪽수 : 356쪽
책 소개
목차
009 1부
121 2부
217 3부
235 4부
307 5부
336 작가 정보 | 비라 캐스퍼리
346 해설 | 김봉석 에이코믹스 편집장
리뷰
책속에서
예전에는 살집이 있으면 성격이 좋은 걸로 해석되던 때도 있었건만 지금 우리는 운동을 신성시하고, 영웅들은 항상 군살 없는 몸매를 자랑하는 피곤한 시대에 살고 있다. 나는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처럼 살 한 덩이에 집착하는 머릿속에 무슨 철학이나 상상이 깃들 수 있겠느냐 생각하며 번번이 운동을 포기한다. 그래서 쉰둘의 나이에 이 육체의 짐을 달관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폭염이나 전쟁 같은 흉측한 소식이 들릴 때 그런 것처럼.
단단한 동전 같은 성격은 부럽지 않다. 내가 질투하는 부분은 칼로 베인 뼈, 고문을 당한 근육, 군인처럼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뻣뻣하게 걸을 수밖에 없게 하는 흉터다. 나처럼 허약하고 뚱뚱하며 난시인데다 허여멀겋고 물렁물렁한 살로 이루어진 인간은 영웅다운 핑계를 댈 방법이 없다. 그런데 마크는 죽어 가던 악당이 날린 총알이 정강이뼈에 박혔다지 않은가! 그자의 몸속에 영웅담이 새겨진 것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셸비는 걸어 다니는 이상형이었다. 신이 여자들에게 내린 선물이었다. 나는 그래서 그가 싫었고, 로맨스라면 사족을 못 쓰는 여자들이 싫었다. 사실 생각해 보면 남자들도 오십보백보였다. 나만 해도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고 오천 달러짜리 로드스터에 여배우 헤디 라마를 태운 채 예전에 살던 동네로 금의환향하는 열두 살 적 꿈속을 헤매느라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