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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54625340
· 쪽수 : 440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다시 아래로 내려간 케이지는 사 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위로 올라와 또다른 무리들을 실어날랐다. 삼십여 분간, 갱도는 그런 식으로 채탄부들이 내리는 적치장의 깊이에 따라 달라지는 왕성한 식욕으로 인간 가축들을 집어삼켰다. 결코 달래지지 않는 허기를 드러내며, 세상 사람들 모두를 소화하고도 남을 것 같은 거대한 창자를 끊임없이 꿈틀대면서. 갱도는 인간 가축들로 채워지고 또 채워졌다. 그곳을 지배하는 어둠 속에서는 어떤 생명의 기운도 느낄 수 없었으며, 케이지는 여전히 탐욕스러운 침묵 속에서 허공을 뚫고 또다시 위로 솟구쳤다. (1권 48쪽)
그들이 보유한 주식은 그들에게는 신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들이 이기적인 마음으로 극진히 섬기는 신이자, 그들로 하여금 커다란 침대에서 빈둥거리고 먹음직스러운 식탁에서 살찌울 수 있게 해주는 그들 가정의 수호자였다. 그런 삶은 아버지에서 아들로 대대로 이어져내려왔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그런 존재를 의심하며 운명을 거스르고자 애쓴단 말인가. (…) 그들은 그 돈을 안전하게 땅속에 넣어두었다. 굶주린 광부들이 대대로 자신들을 위해, 자신들이 필요할 때마다 매일 조금씩 돈을 캐내주는 그 땅에. (1권 128~129쪽)
부르주아들은 노동자들이 자유의 몸이 되었다고 선언했을 뿐 그들의 삶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랬다, 그들은 마음대로 굶어죽을 수 있었고, 실제로도 그 자유를 마음껏 누렸다. 빈곤한 노동자들을 낡은 부츠만큼도 신경쓰지 않고 편안하게 자기 배나 채울 궁리만 하는 자들에게 투표를 한다고 해서 빵이 생기는 것도 아니었다. (1권 22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