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목소리들

책머리에

1부 새로운 세기, 새로운 징후

즐거운 디스토피아와 새로운 역사지리지
1. <놀라운 신세계>와 즐거운 디스토피아
2. 민족이라는 숭고한 대상
3. 은유의 정치학과 자생적 운명의 발견
4.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 혹은 새로운 역사의 출현

반복과 차이
1. 또 한 번의 새로움
2. 안과 밖의 변증법
3. 사후적인 기억, 혹은 기억의 사후성

생활세계, 또 하나의 영토
1. 친밀성이라는 매혹과 공포
2. 음식의 사회사

여성성의 세 형식
1. 머뭇거림과 회의, 여성성의 원천
2. 변두리, 혹은 현상학적 떨림
3. 뒷모습 보기, 혹은 타자를 만나는 법
4. 모성의 힘

민족 이야기의 해체와 역사의 소멸 : 신형기의 <민족 이야기를 넘어서>에 대한 단상
1. 민족 담론의 재등장과 그 의미
2. 민족이라는 괴물
3. 민족의 해체, 역사의 소멸

거대서사의 해체와 하위주체의 발견 : 1990년대 문학비평의 지형도
1. 하위주체들의 카니발, 혹은 1990년대 문학비평의 풍경
2. 중심의 상실, 혼란, 그리고 갱신 - 1990년대의 민족문학비평
3. 모더니티의 발견과 문학주의
4. 여성성 혹은 문학의 새로운 길
5. 한국 근대문학이라는 역설, 혹은 한국 근대문학사의 특질
6. 또 다른 하위주체들, 혹은 한국문학비평의 미래

2부 억압된 것들의 귀환 풍경

아버지의 귀환과 새로운 역사상의 발명 : 은희경의 <비밀과 거짓말>
1. 또 하나의 성장
2. 아버지의 귀환과 한국적 모더니티
3. 억압된 것들의 귀환, 혹은 새로운 역사상의 발명
4. 또 다른 성장, 또 다른 출발

모성의 시간 : 황석영의 <심청>
1. <심청전> 다시 쓰기의 연속성과 비연속성
2. 상품화되는 인간과 광기의 모더니티
3. 대지적 모성, 혹은 모더니티의 타자
4. 전통의 현대적 계승과 그 의미

죽음 앞에 선 노년 : 김원일의 <슬픈 시간의 기억>
1. 노년의 호명과 맥락화
2. 불행한 역사와 분열된 영혼들
3. 죽음의 전복성

자살의 윤리학 :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1. 자살, 혹은 현대성의 거울
2. 죽음의 무대화와 모더니티의 귀환
3. 너저분한 삶과 숭고한 죽음
4. 타자에 대한 배려와 윤리적 주체화의 길

제국의 변경, 변경의 제국 : 이문열의 <변경>
1. <변경>, 혹은 새로운 화두
2. 변경의 제국, 혹은 정신적 동물왕국
3. 자유로이 부동하는 지식인
4. <변경> 이후

가족, 욕망하는 기계들의 서식지 : 김원우의 <모노가미의 새 얼굴>
1. 생활세계의 풍부함과 관찰의 힘
2. 욕망의 감옥, 일부일처제
3. 사랑의 기교, 혹은 사랑 없는 사랑

광기의 전쟁과 동일시라는 감옥 : 김원일의 <겨울골짜기>
1. <겨울골짜기>의 정본 출간과 그 의미
2. 다큐멘터리의 거부와 기법의 승리
3. 숭고한 열정과 도구적 합리성, 광기의 기원들
4. 자연상태의 회복, 혹은 동일시로부터의 탈주

자유라는 이율배반 : 이청준의 <자유의 문>
1. 이청준 소설과 원체험
2. 현실의 알레고리화, 또는 추리소설적 세계인식
3. 절대선, 광기의 이면
4. 키작은 자유인 이청준

사랑의 정치학 :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1. 문제제기 -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의 위치
2. 역사적 아이러니의 발견, 역사의 아이러니화
3. 자본주의라는 괴물과 사랑의 정치학
4.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그 이후

자유와 사랑, 혹은 환멸의 기원 : 최인훈의 <광장>
1. <광장>, 낯설고도 거대한 섹
2. 이식된 근대, 혹은 자유의 감옥
3. 사랑, 존재증명을 위한 또 하나의 길
4. 회색인의 진실, 혹은 <광장>의 리얼리티

3부 작가의 길 또는 소수집단 되기

인공낙원이라는 연옥 : 강영숙론
1. 인공낙원? 혹은 인공연옥?
2. 떠도는 인공낙원
3. 분열된 자아와 전도된 관계들
4. 요나의 잠, 혹은 탈주의 가능성

탈마법화된 바다. 혹은 바다의 재탄생 : 조현용의 초기 소설
1. 새로운 하위주체의 출현과 긔 의미
2. 탈마법화된 바다, 혹은 바다의 모더니티
3. 소란과 침묵, 도박, 그리고 주변부적 근대성
4. 연민과 냉정 사이

모성의 지위와 탈낭만화 : 신경숙의 <종소리>
1. 또 다른 목소리들
2. 고향상실과 절대고독
3. 어머니 되기, 그러나 탈낭만화된
4. 다른 것이 될 수 없는 이것

변두리의 귀환 : 김소진의 초기 소설
1. 변두리의 귀환
2. '아버지는 개홀레꾼이었다', 혹은 변두리의 활력
3. 모더니티, 열린 사회의 적들
4. 한국문학의 시금석, 변두리 혹은 김소진

귀향의 변증법 : 이청준론을 위한 몇 개의 메모
1. '귀향연습'의 문학사적 의미
2. 무기력증 혹은 고향 잃은 자들의 실존
3. 공동운명체의 발견과 그 의미
4. 고향의 발견과 그 이후

어둠에서 제전으로, 비극에서 비극성으로 : 김원일 문학이 걸어온 길
1. 삶, 체험, 그리고 문학
2. 김원일 소설의 원형
3. 객관화로서의 글쓰기 - <어둠의 혼>에서 <불의 제전>까지
4. 가족사의 극복과 역사적 진실성의 구현

개인과 사회의 대립적 인식과 그 의미 : 김승옥론
1. 한국소설사에 있어서 귀향의 의미
2. '무진기행'의 귀향풍경
3. '자기 세계'의 확립과 그 의미
4. '자기 세계' 상실의 문학적 표정 - 후기 작품의 경우
5. '자기 세계'의 소설사적 의미와 한계 - 결론을 대신하여

비극성에서 한으로, 운명에서 역사로 : 박경리 문학이 걸어온 길
1. 들어가는 말
2. 삶의 무게, 문학의 무게
3. 삶의 고통과 소설의 향기
4. 순백의 영혼을 찾아서
5. 원망에서 한으로
6. 다시, 원점에 서다

'자기세계'라면 분명히 남의 세계와는 다른 것으로 마치 함락시킬 수 없는 성곽과는 같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 성곽에서, 대기는 연초록빛에 함뿍 물들어 아른대고 그 사이로 장미꽃이 만발한 정원이 있으리라고 나는 상상을 불러일으켜 보는 것이지만 웬일인지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자기 세계'를 가졌다고 하는 이들은 그 성곽에서도 특히 지하실을 차지하고 사는 모양이었다. 그것이 내게는 모두 그들이 가진 귀한 재산처럼 생각된다. - '생명연습' 중에서

'나로서는 그 이상 자세히는 모르'는 '남의 세계와는 다른 것'이 바로 김승옥이 모색하는 '자기 세계'인 것이다. 이렇듯 '자기 세계'가 실체가 없는 것이기에 그 세계를 좇는 김승옥 주인공들의 삶의 양태는 그토록 격렬하고 파장이 긴 것이다. 오로지 안과 다른 '자기 세계'를 창출하기 위해 '조리에 맞지 않는 감정의 기교'('누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만으로 뭉쳐진 연기력을 보여야 하며, 바닷가의 골방에서 숫자를 세어가면서 수음을 해야 하고 염전이 있는 바닷가에서 자살을 해야 하는 것이다.('환상수첩').

그 격렬함과 그로 인한 고통으로 인해 그들은 '튼튼한 백치 자식'을 낳기를 염원하거나('환상수첩'), '우리의 이 모든 괴로움 속에서 태어난 네 자식은 우리가 그것을 겪었다는 이유로서 구원받'아야 한다고 기원하지만('누이를 이해하기 위하여'), 그것은 이루어질 리가 없다. 역사 또는 외적 상황의 발전이란 각 개인의 역사에의 동참의지나 사회적 실천이 없이는 이룩될 수 없기 때문이다. - 본문 565~566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