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와 시론

책머리에

1부 근대시의 지향

한국 근대시의 양식론적 접근
1. 시대와 양식
2. 문학사에서의 양식적 접근
3. 근대시론의 형성과 인식
4. 근대시의 정신 분석
5. 부정ㅡ근대시의 기반

김영랑 시의 게보 1 : 고월 이장희를 중심으로
1. 시와 인식
2. 상징의 맥락
3. 푸른 고양이
4. 성과와 그 의미

김영랑 시의 계보 2
1. 찬란한 슬픔의 봄
2. 내면적 자아의 지향ㅡ푸른, 하늘, 바다의 의미를 중심으로
3. 모란의 행방
4. 삶과 시의 일치

미당 서정주의 시사적 위상 : 그의 시론을 중심으로
1. 시와 산문적 진술
2. 생명과 예지의 시
3. 시적 언어와 표현의 관계
4. 순수시의 자기 완성
5. 시적 자아의 효용화

2부 언어 의식의 확장과 변주

조선어 인식과 문학어의 상상 : 가람 이병기를 중심으로
1. 대상으로서의 조선어
2. 말과 글의 균열
3. 대리보충으로서의 시조
4. 혁신의 관점과 전통의 실용화
5. 언어의 근대성을 찾아서

정지용과 번역
1. 번역의 역할
2. 서구시의 번역과 그 전개 과정
3. 상상력과 영원성의 갈등
4. 번역시와 근대의 정신
5. 함부로 쏜 화살의 궤적

조지훈 시론 연구 : <시의 원리>를 중심으로
1. 새로운 시론의 요청
2. 조지훈 시론의 배경
3. 조지훈 시론의 특성과 체계
4. 시의 전기

모더니티의 개인적 자각과 실현 : 김춘수론
1. 시와 이미지
2. 비유적 심상과 서술적 심상
3. 허무의 초극과 이미지의 소멸
4. 처용을 찾아가는 길
5. 경험과 인식

3부 김수영에 대한 네 개의 글

시와 운명
1. 김수영, 사후 30년
2. 쾌락과 운명
3. 삶의 환유적 해석
4. 시작 과정과 언어의 문제
5. 세계 내의 고독

현대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의 요청과 그 자세
1. 상이한 것과 동일한 것
2. 현대의 양심과 현실성
3. 시의 유보ㅡ대지와 세계의 긴장
4. 사랑의 생명
5. 침묵과 영원

영원성의 시적 표현 : 김수영의 '풀'을 중심으로
1. 글을 시작하며
2. '풀'의 해석
3. '풀'의 의미
4. 인식의 상대성과 시적 표현

김수영 지우기 : 탈식민주의 논의와 관련하여
1. 문제제기
2. 사랑과 죽음, 혹은 해체론적 접근
3. 신비평과 탈식민ㅡ테이트와 에머슨을 중심으로
4. 환유와 진공의 언어
5. 환영을 넘어서

4부 현대성과 현실성의 모색

1950년대 모더니즘 시론의 시사적 이해
1. 새로운 시를 찾아서
2. 1950년대 모더니즘 시론의 출발점
3. 현대시에서의 언어와 이미지
4. 현대시와 시대정신
5. 모더니즘의 비판
6. 전후 모더니즘의 공과

1960년대 참여문학론의 도정 : 「비평작업」, 「청맥」, 「한양」을 중심으로
1. 참여문학의 기원을 찾아서
2. 신세대 비평가의 역사의식과 참여문학
3. 일본에서 간행된 「한양」
4. 현실과 영향

1960년대 순수비평의 의미와 한계 : 순수.참여 논쟁을 중심으로
1. 분열된 순수
2. 순수.참여 논쟁의 조건과 전개 양상
3. 작가와 사회ㅡ실존주의 수용의 한 예
4. 폐허의식과 저항 그리고 현실
5. 참여의 순수성을 넘어서

5부 박애의 사상을 찾아서

사랑의 변주곡 : 1970년 여성 시인 연구
1. 여성 시인의 탄생
2. 허무와 빈자의 꿈ㅡ강은교의 시
3. 변화하는 의식과 성장의 기록ㅡ고정희와 최승자의 시
4. 사랑의 끝없는 변주

박애의 사상 : 1980년대 노동시에 대하여
1. 망각에 대하여
2. 노동자 시인의 출현
3. 저 평등의 땅에
4. 노동시 이후
5. 박애의 사상

이미지로의 귀환과 시간의 횡단성 : 김지하의 '중심의 괴로움'과 '화개'를 중심으로
1. 새로운 세기의 문턱에서
2. 다중심의 논리와 틈 혹은 여백의 시학
3. 쓸쓸한 자유인의 초상
4. 그리고 더불어 살기

1980년대 전반기가 노동자 시인의 출현을 기다리며 기존 문학 구도의 변화를 원하고 있었다면 1980년대 후반기는 확충된 노동자 출신의 문인들을 통해 노동시뿐만이 아니라 노동소설과 노동문학 전반에 대한 방향성과 조직화에 그 초점을 맞추게 된다.

박노해의 경우 비교적 소규모의 사업장에서의 노조운동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으며 이를 바탕응로 전위적 활동가로의 변신을 보여 주고 있다. 이에 반해 백무산의 출편은 그가 대규모 사업장의 노동자 출신이라는 문제와 함게 노동운동이 전국적으로 번져감에 따라 문학적 대응 양상도 변모되어야 함을 요구받게 된다.

<만국의 노동자여>에서 <동트는 미포만에 새벽을 딛고>의 변화는 그러한 변화를 노동자 시인인 백무산이 수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정환이 백무산에게 요구한 비평적 사안들은 이러한 현실의 변화에 보조를 함게 해야 한다는 현실적 요구의 연장선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일면 문학적으로 모순되는 논리의 구사는 현실적인 원칙이 우선되지 않을 수 없을 강조한 결과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난 현재의 관점에서 보자면 비평적 논리의 일관성과 시작에 임하는 시인들의 창작 욕구 사이에는 필연성 이외에도 불일치의 징후들이 발견된다. 1980년대의 말에 나타난 현실사회주의권의 붕괴라는 역사적 현상 앞에서 1980년대적 의미의 현실은 급격하게 퇴조하였다. 변화된 현실은 과거 현실의 체험이 '가현실'의 논리적 조작인 것처럼 비쳐지기도 했다.

대규모 사업장에서 벌어진 초유의 파업 시위와 진압의 과정, 진실과 허위를 구분치 못하게 하는 전사회적인 조작과 모반과 변신의 모습, 개인적인 희생에의 투신 속에서 변화는 변화를 낳고 있었다. 그 변화의 과정에서 노동시의 모습은 한동안 방향성의 상실을 경험하지 않을 수 없었다.

- 본문 461~462쪽, '박애의 사상 : 1980년대 노동시에 대하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