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보이는 창

1부 어설픈 사냥꾼
어설픈 사냥꾼
길을 가다가
자리 이야기
두메꽃처럼 살리라
생각이 깊어진다는 것
오래된 책을 펼쳐들면서
부러움 없는 사람
가슴속에 있는 돌 하나
아파트에 밤이 오면
장례식장에 핀 국화
시골 초등학교 동기회
쓰레기통의 소망
왠지 배가 부른 날
신입사원을 앞에 두고
혼자서 가는 길
불빛
반신욕
고장난 시계
목련화
오십견
바달비
고향에서 보내 온 쌀 두 포대
향토 장학금
가족사진
고향역
향수
아내가 사다준 메모지
고향생각
아침 갈매기
코스모스
잎새
스승의 편지를 받아들고
어느 장교의 순직에 부쳐
치술령곡
감은사지 석탑
할머니의 기도

2부 여백을 채우며
여백을 채우며
유채꽃밭에서
꿈같은 세월
외눈박이의 사랑
냉장고를 열다가
내가 사는 집은
그리운 이여
아내가 오는 날
아내를 보내려니
아내가 두고간 신발
홀로 불 밝히고
그대가 그리운 밤
바다가 보이는 창
내 마음의 꽃
바람(風)
첫눈 내리는 밤에
애나에게
어떤 전화번호
등나무 아래서
그리움
이 밤도
길가에 핀 장미
구석자리
그의 별을 찾아서
봄비
봄풍경
바다풍경
초록색 가죽장갑
그리운 얼굴
이제는 추억 속에 묻으련다 - 나의 첫사랑에게

3부 박물관 가는 길
박물관 가는 길
팔미도 등대
등대
등대불
램프여
등대와 떠나는 배
검조소檢潮所
그곳으로 가보자
퇴근길 바다
축전지의 변
잠 못 이루는 밤
파도소리에 날려 버리자

4부 늙은 바퀴의 꿈
늙은 바퀴의 꿈
회상
어머님의 망향가
절반의 불효자
내 생일날
모정천리母情千里
펑펑 울고만 말았다
내 동전지갑 속에는
북녘에 두고온 산하
“경상도 아가씨” 노래가
초장草葬 성묘
속울음
누나의 등
P형(兄)의 트럼펫소리

5부 파도여
파도여
이 다음에 크면
갈매기
할아버지는 손자가 셋
아빠 오시는 날
우리집 자랑
우리집 텔레비전
낙엽편지
우리 엄마는 울보
어머니는

작가 후기

파도여

파도가 밀려와
모래알을
세게 두드리고 달아난다

백사장에 수많은 모래알
억겁 세월동안
갈고 또 갈았건만
무에 또 갈 것이 있단 말인가

파도여
차라리 모난 내 가슴일랑
동그랗게 동그랗게
만들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