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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7482605
· 쪽수 : 144쪽
책 소개
목차
제1부
목련 사원
무릉 매원
茶香
법음을 듣다
풍경의 깊이
홍옥 다완
백련사 동백 숲에 바람이 부네
불국사에서
감국차
고백
말리화차
11월
봄밤
불일암 소식
2월 仙梅
선암사 무우전 돌담에 기대어
선암사
청화백자 모란 문 찻상
회산방죽에서
제2부
어머니의 문장
와온 일몰
어머니와 꽃
슬픔
수선화
추석 소회
그리움
찔레꽃
손을 놓고
봄, 도다리
집으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하네
꽃도 없는데
중양절
사람은 꽃처럼 떠나가지
제3부
장미, 정원을 물들이다
유채꽃 편지
손 편지를 쓰다
그 사람
순천만 정원
순천만 정원을 걷다
창포꽃
꽃이 진자리
강가에 잠깐 서 있었을 뿐인데
제4부
초대
오래된 정원의 나무
석류꽃이 필 때면
사랑에 물들다
위로
산책
연도에서
가을 부근
기도
아들에게
자작나무 숲에 들어
국화
마른 꽃
나의 천사, 나의 연인
저자소개
책속에서
먼 산처럼 무심하던 그가
꽃이 피었다고 전화를 한다
백 년 된 아름드리 벚나무에
꽃이 피었다고, 황홀하다고
섬진강 숭어처럼
내 가슴을 뛰게 한다
살다 보니 이렇게
신의 음성을 듣게 되는 날도 오는구나
한 백 년쯤 더 기다려야 올 것 같은
경이로운 시간들이
그와 나 사이에도 이렇게 오는구나
순고 앞 정류장에서 64번 버스를 타고
나는 그가 부임해온 상사 초등학교를 찾아간다
이사 천을 끼고 굽이굽이 아름다운 상사길
찻집 연우당을 지나 작은 면사무소를 지나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보게 꽃 잔치가 열린 그곳
그곳에 그가 있다
30년 먼산보니 같던 그가
잘 익은 나무향기를 내며
나를 기다리고 있다
-시 「초대」 전문
나는 전생에 나무였는지 몰라
천수관음과도 같이 세상을 굽어살피는
자작나무였는지 몰라
영산회상에서 마하가섭이
부처님께 들어 올린 손 같은
염화시중의 미소 같은
흰빛의 달빛과도 같은 수피를 입은
자작나무!
세상일에 어두운 詩歷으로 살면서도
나무 밑에 앉으면
세상이 제법 환해지거든
세상일에 어두운 視力으로 살면서도
나무 등에 기대면
사람의 마음이 제법 잘 보이거든
나는 오늘 자작나무 숲에 들어
어둠의 깊이도 모르고
그늘 한 채 적막처럼 지고 온 나를 본다
성자처럼 고독한 등을 세상에 내놓는
누구라도 지친 생을 풀어놓고 쉬어갔을
자작나무의 생을 들여다본다
-시 「자작나무 숲에 들어」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