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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희곡
· ISBN : 9788957983416
· 쪽수 : 144쪽
책 소개
목차
베니스의 상인
한여름 밤의 꿈
말괄량이 길들이기
뜻대로 하세요
십이야
옮긴이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샤일록은 다시 소리쳤다.
“오, 현명하고 공명정대한 재판관이시여! 명재판관께서 오셨소!”
그리고 샤일록은 다시 긴 칼을 갈았다. 그리고 안토니오를 유심히 보며 말했다.
“자, 각오해라!”
그때 포셔가 말했다.
“잠깐만 기다려 보시오. 한 가지 분명히 할 게 있소. 차용 증서에 따르면 피는 흘려서는 안 되오. 여기에는 살 일 파운드라고 되어 있소. 살을 베다가 기독교인의 피를 한 방울이라도 흘리는 날엔 당신의 땅과 물건은 모두 법에 의해 베니스 국가에 몰수당할 것이오.”
피를 흘리지 않고 살을 잘라 내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차용 증서에 명시된 것은 살이지 피가 아니라는 것을 지적한 포셔의 예리함이 안토니오의 목숨을 구한 것이다. 사람들은 그렇게 적절히 편법을 생각해 낸 젊은 변호사의 놀라운 지략에 감탄하였고 법정 곳곳에서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그라시아노는 샤일록이 했던 말들을 인용해서 외쳤다.
“오, 현명하고 공명정대한 재판관이시여! 유대 인은 보시오, 명재판관께서 오셨소!”
퍼크(때로는 로빈 굿펠로라고도 했다.)는 심술궂고 짓궂은 요정이었는데 마을에서 못된 장난을 곧잘 하곤 했다. 때때로 버터 만드는 농장에 들어가 우유 위의 크림을 걷어 가 버리기도 하고, 어떨 때는 그 가벼운 몸으로 버터 제조기 속으로 뛰어들어 멋들어지게 춤을 추어서 버터 만드는 여인들의 노력을 헛수고로 만들기도 했다. 마을의 젊은 남자들도 피해를 보는 건 마찬가지였는데, 퍼크가 양조장에 들어가 장난을 치고 나면 맥주는 꼭 엉망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몇몇 친한 이웃들끼리 만나 편하게 맥주 한 잔 할 때 퍼크는 구운 게의 모습으로 변해 맥주잔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어떤 할머니가 맥주를 마시려고 하는 순간 입술을 잡아당겨 쭈글쭈글한 턱 위로 맥주를 쏟아 버리게 만들었다. 잠시 후 그 할머니가 점잖게 앉아 이웃들에게 슬프고 우울한 이야기를 하려고 할 때 퍼크는 그녀가 앉은 다리 세 개짜리 스툴을 넘어뜨렸고 결국 노파는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그러자 함께 술을 마시던 늙은 친구들은 이렇게 재미있는 일은 처음이라며 배를 잡고 깔깔 웃어 댔다.
페트루키오는 이제 이 집이 아내의 집이라며 친절하게 맞아 주었다. 그리고 그날 밤에는 아내를 재우지도, 먹이지도 않으리라 결심했다. 곧 저녁 식사가 차려졌다. 하지만 페트루키오는 모든 음식에 트집을 잡으면서 고기를 바닥에 내동댕이치고는 하인들에게 모두 치우라고 했다. 그러면서 카트린느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제대로 요리하지 않은 고기를 먹게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카트린느가 지친 데다가 저녁도 먹지 못한 채로 잠자리에 들려는데 이번에는 침대를 가지고 트집을 잡으며 베개와 침대보를 집어 던지기 시작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카트린느는 의자에 앉았다. 하지만 의자에 앉아서 꾸벅꾸벅 조는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아내의 침대를 잘못 정리했다고 하인들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남편 목소리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