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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명사에세이 > 기타 명사에세이
· ISBN : 9788960515192
· 쪽수 : 320쪽
책 소개
목차
연애는 하는 것
Pour mon 'CŒUR' _ 요조/ 「야행」
눈썹 _ 김보통/ 『속 깊은 이성 친구』
잠들지 않은 꿈 때문일까 _ 박현주/ 『채굴장으로』 「마츠 이스라엘손의 이야기」
사드와 나 _ 정지돈/ 『몰타의 매』 『독보건곤』 『규방철학』
둘 다 같은 일 _ 김소연/ 『요오꼬, 아내와의 칩거』
고르고 또 고르자 _ 서민/ 『사랑이 달린다』 『사랑이 채우다』
소설은 읽는 것
절도 _ 황인찬 / 『독학자』
가스등이 어두워질 때 _ 이도우/ 『워싱턴 스퀘어』
부서져라 아린 남성의 사랑 _ 백민석/ 「철도원」외 2편
가장 어려운 예술은 사랑이니까 _ 김민정/ 『눈』
사랑의 시대 _ 박준/ 『상실의 시대』
나는 너무 쉽게 사랑에 빠진다 _ 김중혁/ 「세 번째이자 마지막 대륙」
번역 불가능한 Love의 세계 _ 안은별/ 『산시로』
잃어버린 기회의 이야기들 _ 김종관/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무모하게 사랑할 특권 _ 배명훈/ 『데브다스』
시간은 필요한 것
다 끝났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_ 정성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백야』
내가 산 것 _ 금정연/ 『신들은 바다로 떠났다』 「안 그러면 아비규환」
연애소설 애호가를 애호하는 이유 _ 정세랑/ 『제인 오스틴 북 클럽』 『시라노』
아수라 걸 in Love _ 박솔뫼/ 『아수라 걸』
비극도 희극도 못 되는 그저 그런 이야기를 추억하며 _ 주영준/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더 이상 발뺌할 데가 없도록 자기 마음을 선언하는 것이 연애의 시작. 우리는 모호함을 뛰어 넘는 용기가 있는 사람, 혹은 그 용기를 불러내는 사람과만 정직하고 건강한 관계를 가꿀 수 있다. 수많은 '썸'을 지나쳐서 확실의 세계로 들어가는 연애를 비로소 시작할 수가 있다. 말은 단순히 형상화할 수 없는 마음을 그려내는 표현 수단이 아니다. 그 자체로 행동이다. 행동하는 사랑을 우리는 바란다고.
사랑은 존재의 장소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우리가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 그것은 나의 자리를 발견하는 것이리라.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 찬 길에서 나는 너의 손을 잡고 너는 나의 손을 잡은 채로 함께 걸을 때, '여기가 나의 자리'라는 확신이 드는 어떤 찰나의 순간, "이 자리는 날 위해 비워 놓은 것이 맞지?"라는 질문을 들은 너는 다정하게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시선이 교환되고 너의 눈동자에 비친 나의 모습과 나의 눈동자에 비친 너의 모습은 내가 누구이며 네가 누구인지 명료하게 답하고 있는 것이다. 그때 우리는 관계가 단독적으로 존재하는 하나의 온전한 세계일 수 있다는 것을 벅차게 경험한다.
상대가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내가 아니라 '그 누군가'가 되었을 수도 있었다는 사실, 혹은 지금 내가 받고 있는 그 사랑이 과거 '그 누군가'가 받았던 것이라거나, 훗날 다른 '그 누군가'가 받게 될 것이라는 사실. 이러한 사실들로 사랑을 하고 있는 우리의 마음은 곧잘 상한다. 하지만 생각을 한 번 더 깊이 가져가 보면 그리 억울해 할 일은 아니다. 우리가 정말 사랑하는 대상은 '그 누군가'가 아니라 사랑을 하고 있는 자기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눈을 감고 가장 즐거웠던 한 시절을 떠올려 보면, 그때 우리의 눈앞에는 더없이 아름다웠던 연인이 웃음을 내보이고 있다. 그리고 그 연인의 정한 눈동자에는 스스로의 모습이 설핏 비쳐 보인다. 어쩌면 우리가 진정 그리워하는 것은 과거 사랑했던 상대가 아니라, 상대를 온전히 사랑하던 자신의 모습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