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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야 이야기

밀야 이야기

(앨리스 노벨)

야마다 츠바키 (지은이), 아키요시 하루 (그림), 자홍 (옮긴이)
  |  
앨리스노블
2014-10-30
  |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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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야 이야기

책 정보

· 제목 : 밀야 이야기 (앨리스 노벨)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라이트 노벨 > 앨리스 노벨
· ISBN : 9788960523968
· 쪽수 : 288쪽

책 소개

부모님을 여의면서 빈곤에 처한 가문을 지키기 위해 궁가의 공주 신분으로 온갖 허드렛일을 돕고 나선 스즈네. 이를 보다 못한 여종이 스즈네의 죽은 어머니와 연이 있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사자로서 나타난 이는 이야기책에서 빠져나온 것같이 우아한 남자, 사쿠야.

저자소개

야마다 츠바키 (지은이)    정보 더보기
봄 출생. 다른 이름으로 여성향 게임 시나리오 및 드라마 시디 각본을 쓰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Twitter】@YAMADA_TSUBA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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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요시 하루 (그림)    정보 더보기
전해 받은 작품을 열중해서 읽어나갔습니다. 이토록 우아한 작품을 완성하는 데 도움을 드릴 수 있어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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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진흙이 가라앉은 웅덩이처럼 짙은 구름이 밤하늘을 뒤덮었다. 조금 전까지 빛을 발하고 있던 상현달이 이제는 저 멀리 희미한 형체만 보인다.
“자, 맹세하십시오.”
스즈네는 아련하게 비치는 달빛을 자신의 위에 올라탄 남자의 어깨 너머로 올려다봤다.
달을 뒤로하고 있는 남자의 용모는 어둠에 물들어 있어서 표정까지는 또렷하게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저 귓가를 자극하는 낮은 목소리가 스즈네를 가차 없이 몰아붙였다.
“지금 이 자리에서 대역을 포기하겠다고 맹세하십시오.”
남자의 허리가 한층 더 구부러지더니 숨결이 닿는 거리까지 얼굴이 가까워졌다.
그러자 그때까지는 닿지 않았던 석등롱의 불빛을 받아 오싹하리만큼 아름다운 용모가 어둠 속에서 떠올랐다.
에보시(헤이안 시대에 성인 남성이 착용했던 기다란 모자) 아래로 보이는 우아한 이마와 매끄러운 눈썹. 총명해 보이는 길고 가느다란 눈동자가 흑진주처럼 은은히 빛났고, 윤기 나는 입술은 다물려 있을 뿐인데 늠름했다.
“내일 당장 이곳을 떠나 궁가(궐에서 분가하여 따로 생활하는 왕족의 거처를 일컫는 말)로 돌아가는 겁니다.”
남자의 말투는 잔잔한 호수처럼 온화했지만 스즈네를 몹시 긴장하게 만들었다.
생각해 보면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남자의 눈동자에는 녹지 않는 얼음으로 둘러싸여 알아볼 수 없는 감정이 있었다. 평소에는 숨겨져 있었던 강렬한 감정이 모종의 계기로 드러난 지금, 그것은 불길처럼 번져 스즈네를 덮쳤다.
저 눈을 가만히 마주하고 있으면 열이 오른 듯 머릿속이 멍해져 시선을 돌릴 수가 없다.
“자, 맹세하십시오.”
한층 더 가까이 다가오는 남자에게 스즈네는 살짝 고개를 저으며 부드럽고 하얀 뺨 아래로 눈물을 떨어트렸다.
“그건…… 안 돼요. 제가 이곳에서 떠나면 오라버니의 출셋길이 막혀 버려요.”
“그러면 변변찮은 오라비를 위해서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에게 안기겠다는 말입니까?”
“그건…….”
“그만두라고, 제가 이렇게 부탁드리는데도?”
마음을 시험하는 듯한 말투로 남자가 스즈네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엷은 미소를 띠었다.
어쩌면 이리도 쓸쓸한 미소를 짓는 걸까…….
남자의 미소에 가슴이 죄여 먹먹해진다.
하지만 스즈네에게는 더는 물러설 수 없는 사정이 있다. 아니, 어떻게 해서든 이곳에 머물러야 하는 이유가 생기고 말았다.
스즈네는 흔들리는 심정을 애써 모른 척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남자에게 고했다.
“저는 선택할 수가 없어요. 선택하면 누군가를 상처 입히게 되니까요. 그렇다면 차라리 제 한 몸을 하늘의 뜻에 맡기고 싶어요.”
되는대로 지껄이는 말이라고 받아들였는지 남자의 얼굴이 점점 험악해졌다. 차가운 시선이 스즈네에게는 자신을 경멸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리석기는. 다이나곤(大納言, 정3품에 해당하는 고관대작)의 제안이 하늘의 계시라도 된다는 말입니까?”
“그건…….”
스즈네가 말을 잇지 못하자 남자는 조소하며 입가를 일그러뜨렸다.
“당신이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겠다면 내가 그 선택을 도와 드리도록 하지요.”
“엣…….”
엷고 냉담한 웃음을 띤 남자의 두 눈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널찍한 어깨 너머로 보이던 희미한 달빛도 구름에 삼켜져 주변을 한층 더 짙고 어두운 공간으로 물들여 놓았다.
석등롱 옆에 서 있는 목련 나무에 한바탕 바람이 불어닥쳐서 새카만 나뭇가지를 흔들고 쏴아아 소리를 남겼다.
“당신이 망설이는 이유는 선택의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답을 하나로 좁혀서 그 고민을 없애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하자마자 남자는 스즈네의 우치기(헤이안 시대의 여성이 카라기누[제일 겉에 입는 짧은 비단옷] 안에 받쳐 입던 옷)를 거칠게 움켜쥐더니 안쪽에 묶여 있는 옷고름에 손을 가져다 댔다. 난폭하게 고름을 풀어내고 아랫도리와 함께 허리띠 쪽으로 손을 뻗어 단단하게 묶인 매듭을 끄르려 했다.
“싫엇……! 그만해요……. 제발……!”
애원하는 스즈네의 목소리가 헛되이 허공을 울리고, 남자는 말없이 허리띠를 벗겨 냈다.
차려입을 때에는 나름대로 시간과 손이 필요하지만 허리띠만 떼어 내면 나머지 옷가지는 간단히 벗겨진다.
스즈네는 황급히 팔을 겹쳐 가슴을 감싸고 옷깃을 끌어당겼다.
하지만 남자는 나비의 날개를 쥐어뜯듯 잔혹하게 우치기를 어깻죽지까지 끌어내리고 등나무 문양이 수놓인 겹홑옷을 하나하나 펼쳐 나갔다.
“아……, 싫엇……!”
스즈네의 가냘픈 저항은 곧바로 무산되었고 남자는 옷깃을 차례차례 열어젖히며 살갗을 드러내 놓았다. 그러자 옷가지 안에 숨겨져 있었던 쇄골과 골짜기마저 훤히 노출될 위기가 찾아왔다.
스즈네의 흐트러진 모습을 보며 남자는 심술 맞은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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