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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왕자의 달콤한 유혹

사랑에 빠진 왕자의 달콤한 유혹

(앨리스 노벨)

마이 히메미 (지은이), 사카모토 아키라 (그림), Renim (옮긴이)
  |  
앨리스노블
2014-12-31
  |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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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왕자의 달콤한 유혹

책 정보

· 제목 : 사랑에 빠진 왕자의 달콤한 유혹 (앨리스 노벨)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라이트 노벨 > 앨리스 노벨
· ISBN : 9788960524088
· 쪽수 : 290쪽

책 소개

낯가림이 심한 왕녀 류시아는 가면무도회가 있던 날 밤, 금발의 미청년과 녹아내릴 듯한 첫 키스를 나눈다. 여운에 잠겨 있던 다음 날, 이웃 나라 왕자 에드워드에게서 초대장이 도착하는데!?

목차

[제1장] 운명은 장미꽃 피는 정원에서
[제2장] 첫사랑의 그대가 있음에도
[제3장] 마음은 멈추지 않아
[제4장] 사로잡힌 왕자님
[제5장] 용기의 증거
[종장] 프린시아 매리지
작가 후기
역자 후기

저자소개

마이 히메미 (지은이)    정보 더보기
전갈자리. B형. 내내 컴퓨터 앞에 있었던 탓인지, 살이 쪄버렸습니다. (눈물) 다이어트의 일환으로 하버드 스텝 운동을 찔끔찔끔. (웃음) 움직인다는 건 훌륭해요!! 하지만 그전에 달콤한 음식을 봉인하지 않으면……!! 특히 요즘 이 시기에는 한정 초콜릿이 최강의 적입니다(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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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어쩌지…….”
류시아는 그렇게 툭 말하고는 그 자리에 멍하니 있었다. 허리까지 닿는 긴 은발 한 가닥이 장미나무 가지에 얽힌 채 풀리지 않았다. 류시아의 머리카락은 한 올 한 올이 가늘고 부드러웠기에 조금만 움직여도 하늘거리며 흔들린다. 그래서 한번 엉키기 시작하면 재빨리 풀지 않는 이상 끝없이 꼬이기 일쑤였다.
류시아도 나름 꽤나 분투했지만, 머리 손질에 익숙한 시녀만큼 솜씨가 좋지는 않다 보니 결국 머리카락은 점점 더 얽히고설켜서 엉망진창이 되어 가기만 했다. 그리고 지금 이곳엔 시종은커녕 지나가는 사람조차 없었다.
저택에 있는 사람들은 오늘 밤의 가면무도회를 즐기고 있었고, 시종들은 바로 곁에서 그들을 보필하는 데에 여념이 없었다. 여기는 중앙 홀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이었기에, 류시아가 큰 목소리로 누군가를 부른다 한들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귓가에 들려오는 왈츠 소리는 생각보다 훨씬 작았다. 류시아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파티장에서 빠져나온 게 잘못이었으려나…….’
인접한 대국 프레디어스와 접한 국경 지방을 다스리는 몬테 공작은 류시아의 숙부로 자신을 딸처럼 아꼈다. 그는 매우 사교적인 성격이었기에 파티를 자주 열었고, 이번에도 류시아와 류시아의 오라버니를 초대해 주었다.
초대가 들어오더라도 류시아는 대개 정중히 거절하곤 했다. 트라우마를 가진 류시아에게는 불특정다수의 인물들이 모이는 파티는 참석하고 싶은 곳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어릴 적, 권력을 얻기 위해 자신을 이용하려 든 어떤 친척 탓에 류시아는 낯선 사람과 쉽게 대화하지 못하게 되었다. 류시아와 만나는 사람들은 주로 귀족이 많았기에 또 누군가가 자신을 이용하려 드는 것은 아닌지 자꾸만 두려움을 품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계속 이래서는 안 되는걸.’
작은 나라라곤 해도, 류시아는 이 콜디나 왕국의 왕녀였다. 이제 나이도 찬 지금, 오라버니와 함께 나라를 위해서 외교적인 역할도 짊어져야만 했다. 왕녀인 이상 자국의 백성이 더욱 나은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만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대인공포증이나 마찬가지인 이 성격을 어떻게든 해야 한다며 이번에는 마음을 다잡고 숙부의 파티에 참석했다. 특히나 오늘 밤의 파티는 몬테 공작 부인의 취향에 따라 가면무도회 형식으로 열리기에 류시아가 참석할 결단을 내리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가면으로 얼굴을 가려서 자신이 누구인지 다른 사람들이 알 수 없다면 정체가 알려질 가능성은 낮아질 테고, 다가오는 사람에게 무턱대고 겁먹지도 않을 터였다. 더불어, 오늘 밤에는 더욱 의지가 되는 요소도 있었다.
자신을 바꾸겠다는 류시아의 마음가짐을 응원해 주는 할머니로부터 긴장하지 않을 수 있는 ‘주문’을 전수받았고, 오늘 밤의 파티가 끝나면 조금은 자신감을 가질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고 있었지만──안일했다. 너무나 안일한 생각이었다. 어째선지 이유는 전혀 알 수 없지만, 파티가 시작된 순간 남성들로부터 차례차례 댄스 신청을 받았고, 수많은 신청 세례에 너무나도 깜짝 놀란 나머지 이곳까지 도망치고 말았다.
“하아…….”
‘모처럼 할머니께서 주문을 전수해 주셨는데, 언제 어떻게 써야 할지도 잘 모르겠어…….’
동행해 준 오라버니와 몬테 공작 부부가 도움을 주기도 전에 도망쳐 버린 자신이 한심해서 견딜 수 없었다. …그때, 이곳으로 다가오는 발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누, 누구……?’
류시아는 모르는 사람이 다가오는 기척에 어깨를 떨며 몸을 움츠렸다. 그러나 곧장 마음을 굳게 먹었다.
지금이야말로 할머니께서 알려 주신 주문의 효과를 시험해 볼 기회일지도 모른다. 그 주문만 있다면, 잘 모르는 상대방일지라도 태연히 대화할 수 있을 터이다.
‘할머니…… 부탁해요……!’
류시아는 가슴 앞에 기도하듯 양손을 모으고서 세게 움켜쥐었다. 그리고 입속으로 고대 마법어로 된 주문을 작게 중얼거렸다.
일찍이 이 세계의 주민은 마법의 힘을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콜디나 왕국에서도 극히 일부의 사람들만이 그 힘을 가지고 있다. 류시아의 할머니는 매우 희귀한 대마법사로서 존경받고 있었지만, 류시아 자신은 펜을 가볍게 띄울 수 있을 정도의 마력밖에 없었다.
주문에 쓰인 단어의 의미는 모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대마법사인 할머니께서 효과가 없는 주문을 알려 줄 리가 없었다.
주문을 모두 외우고 나자, 귓가에서 부서질 듯이 요동치던 맥박이 조용히 가라앉았다.
류시아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서 손가락을 풀었다. …이상하게도,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 용기가 생겨났다.
‘할머니의 주문…… 굉장하네……!!’
“어라… 이런 곳에서 무슨 일이야?”
류시아의 머리 위에서 부드럽고 따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문의 효과 덕분에 모르는 남자의 말에도 뛰어오를 듯이 놀라진 않았다. 그러나 바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만큼은 아니었다.
“왜 그래?”
그가 다시 한 번 말을 걸었다. 아까보다도 더 상냥한 어조였다.
류시아는 작게 숨을 들이쉰 뒤 약간 떨리는 입술을 움직였다.
“저, 저기…… 머리카락을 풀어 주시겠어요?”
“머리카락? 아아…”
청년은 류시아의 상황을 이해하고는 작게 웃었다.
“잠깐만 기다려.”
“앗…?”
등 뒤에서 따스한 기운이 느껴졌다. 청년은 류시아의 옆이 아닌 등 뒤에서 팔을 뻗어 와 머리카락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네 머리칼은 가늘고 부드럽구나. 폭신폭신해. 머리를 묶지 않고서 이런 곳을 걸으면 또 이런 일이 생길 거야. 조심해야겠네. 이렇게나 예쁜 머리카락이니까 자르는 건 너무 아깝잖아.”
청년은 다정히 충고하며 정성스런 손길로 머리카락을 풀어냈다. 남자가─심지어 모르는 사람이 이런 식으로 머리카락을 만지는 일은 처음이었는데도 싫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의 손길이 정말로 상냥했기 때문이리라.
“조…, 조심할게요.”
“응, 그래. …자, 다 풀었어.”
청년이 손을 놓았고, 머리카락도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류시아는 안도의 미소를 띠었다.
“고마워요! 저, 혼자서는 어쩔 도리가 없어서…….”
“천만에.”
청년이 류시아의 양팔을 잡고서 일으켜 주었다. 잘생긴 얼굴이 입 맞춤마저 가능할 만큼 가까운 거리까지 다가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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