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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틱 웨딩

에로틱 웨딩

(황제는 음란하게 신부를 사육한다, 앨리스 노벨)

사이오 코토리 (지은이), KRN (그림), Renim (옮긴이)
  |  
앨리스노블
2015-04-30
  |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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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틱 웨딩

책 정보

· 제목 : 에로틱 웨딩 (황제는 음란하게 신부를 사육한다, 앨리스 노벨)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라이트 노벨 > 앨리스 노벨
· ISBN : 9788960524446
· 쪽수 : 306쪽

책 소개

왕녀 리티시아가 희무녀 자격으로 참가한 의식은 계약자라고 불리는 가면의 남자에게 능욕당하는 일이었다. 결국 음란한 행위를 견디지 못한 리티시아는 왕궁을 뛰쳐나갔지만 처음으로 일반 세상에 내려와 갈팡질팡한다.

목차

[서장] 해신에게 홀린 달밤의 소녀
[제1장] 의식의 밤에 빼앗긴 희무녀의 정절
[제2장] 미모의 청년에게 사로잡히고
[제3장] 정원으로부터의 도피행
[제4장] 순진한 공주님을 완전히 길들이고
[제5장] 모든 것을 바친 밤
[제6장] 계약에 매인 신부
[종장] 황제에게 달콤하고 음란하게 흐트러지는 희무녀의 결혼
[외전] 희무녀가 도망친 사이에 미소짓는 집사들
작가 후기

저자소개

사이오 코토리 (지은이)    정보 더보기
물병자리, O형. 이번에 성인 여성향 소설인 로열 로맨스를 쓰게 되었습니다. 수상한 가면과 딱딱한 군복을 몸에 걸친 채, 성(性?)스러운 의식을 행하는 황제의 애무에 두려움을 느낀 희무녀는 신전에서 도망칩니다. 그리고 길에서 마주친 미청년의 대저택에 끌려가게 되는데요…? 첫사랑이 이뤄지길 바라는 수수께끼 미청년과 순진무구한 희무녀의 러브 웨딩, 개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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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그, 그만…… 놓아 주세요…….”
파도 소리만이 들리는 밤바다에서 리티시아는 붉은 입술을 떨며 속삭였다.
원래 리티시아는 왕궁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동행이 없으면 왕궁 밖은 고사하고 신전조차 갈 수 없는 몸이다. 자신의 별궁에서만 자유가 허락된 리티시아가 긴장감 때문에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아 늘 동경하던 바닷가로 몰래 나갔던 밤에 일어난 일이었다.
“쉿, 조용히.”
온몸이 물에 젖은 아름다운 청년이 리티시아의 몸을 덮쳐누르고 있었다.
소년과 청년 사이인 10대 후반쯤의 남자라면, 이제 막 10세가 된 소녀를 제압하는 일 따위는 손쉬웠다.
해변에는 밑바닥을 드러낸 보트가 하나 떠 있었다. 달빛 아래에서 떠올라 바다에서 나온 아름다운 남자를 발견한 리티시아는 호기심에 무심코 가까이 다가가고 말았다.
리티시아가 바위 그늘에 숨어서 그 남자가 누구인지, 어쩌면 바다의 신이 아닐지 빤히 바라보던 사이에 남자는 사각지대로 사라졌다. 시야에서 사라진 남자의 모습을 눈으로 좇으려던 리티시아가 바위에서 몸을 드러내자 남자가 낌새를 챈 모양이었다. 리티시아는 그대로 등 뒤에서 다가온 남자에게 붙잡혀 버렸다. 남자는 리티시아의 목에 검을 들이대고 있었다.
“당신……. 내게 이런 짓을 해도 무사할 거라고…… 생각하나요……?”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낯선 남자가 자신을 등 뒤에서 끌어안은 채 목덜미에 단검을 들이대 무서워서인지, 아니면 아름다운 청년의 얼굴이 바로 옆에 있어서 이런 상황인데도 가슴이 뛰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당신은…… 누구죠? 신전 사람은 아닌…… 모양인데요.”
“조용히 하라고 했을 텐데?”
남자가 위협한들 아름답게 날선 얼굴만 돋보일 뿐, 리티시아에게는 협박이 되지 못했다.
열 살 생일을 맞이하여 내일부터 정식으로 신전의 희무녀가 될 리티시아는 오늘 난생 처음으로 왕궁 밖에 나왔다. 왕녀인 리티시아는 신을 섬기는 희무녀가 된다는 긴장감에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아 줄곧 테라스에서 바닷가를 보고 있었다.
신을 섬기는 희무녀가 되는 일은 왕족으로 태어난 순간부터 정해진 사명이었고, 리티시아는 그 사명을 위해 지금까지 왕궁에서 곱게 자랐다. 두려운 것 따위는 없었고, 자신을 위협하는 자도 있을 리 없었다. 그래서 목에 칼날이 들어왔지만 그게 흉기라는 실감은 나지 않았다. 손으로 칼날을 치우려던 리티시아를 본 남자는 크게 화를 냈다.
“멍청아! 칼날에 손을 대면 어떡해!”
리티시아는 남자의 위협에 한순간 몸을 움츠렸지만 어쩐지 분한 마음이 들었다.
“이 나한테, 멍청이라고요?”
“멍청이지. 손가락이 잘려도 상관없나? 설마 너, 검도 날붙이도 본 적이 없는 시골뜨기인가?”
“검 정도는 본 적 있어요.”
“그렇다면 이게 살점도 뼈도 잘라낼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산골짝 여자애인가? 칼날이 얼마나 잘 드는지 알려 주지.”
달빛을 받은 칼끝이 반짝이더니 리티시아의 가슴을 여민 실크 리본이 잘려 나갔다.
“꺅……!”
실크 리본뿐만 아니라 단추가 있던 가슴 부분까지 벌어져 리티시아의 맨가슴이 드러났다.
남자는 순간 몸을 굳히며 리티시아의 가슴을 응시했다.
리티시아는 이성에게 몸을 보인다는 의미조차 모르고 자랐기에, 갑자기 리본이 찢긴 데에만 놀라 가슴을 가리지도 않은 채 남자를 쳐다보았다.
남자는 달빛이 아직 여물지 않은 리티시아의 가슴에 머무르고 분홍색 유두가 천천히 솟는 모습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렇게 옷을 잘라내면…… 나는 어떻게 방에 돌아가나요? 이 드레스, 앞이 다 보이는데.”
단검을 손에 쥔 채 침묵한 젖은 미청년 앞을 리티시아가 당당히 막아섰다.
앞가슴을 여몄던 리본이 잘려 나가자, 맥없이 걸친 천 조각이나 마찬가지가 된 잠옷이 밤바람을 받아 리티시아의 어깨에서 휘날렸다.
마치 달콤한 봉오리가 꽃을 피우듯이.
차갑게 식은 바람에 꽃잎이 떨렸다.
톡 터진 꽃봉오리 안에 맺힌 꽃술 같은 소녀가 하얀 살결을 드러내고 남색 하늘 아래 서 있었다. 청년은 눈부신 듯 소녀를 올려다보다가, 이내 당황하며 손을 뻗었다.
청년은 단검을 버리더니 두 손으로 리티시아를 끌어안고, 바닷바람에 날리는 꽃송이를 감싸듯이 드레스 자락을 붙잡았다.
“아…….”
놀란 리티시아가 눈을 크게 떴지만, 남자는 리티시아를 끌어안은 손을 놓아 주지 않았다.
리티시아는 잠시 가만히 있었지만 곧 남자에게 붙잡힌 두 팔이 아파서 얼굴을 찡그렸다.
“저기, 아파요…… 놓아주세요.”
“안 돼.”
“당신, 내게 명령하는 건가요?”
“이대로 깍지를 풀면 또다시 손으로 칼날을 잡겠지? 옷을 벗을 테지? 너는 상상을 초월하는 바보인 모양이니 놓아줄 수 없어.”
“실례예요, 당신……. 나는 두 살 때 이미 글을 읽었고, 가정교사가 여러 가지를…….”
남자의 머리칼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리티시아의 볼과 이마, 그리고 입을 타고 흘렀다.
“저…… 당신, 조금 떨어져 주지 않겠어요……?”
남자의 얼굴이 지나치게 가까웠다. 아름다움의 신과도 같은 얼굴이 모처럼 이렇게나 가까이 있는데, 너무나 가깝기에 오히려 흐릿하게 보였다. 그런 생각을 하던 찰나, 리티시아의 코가 남자의 코끝에 스치며 서로의 입술이 포개어졌다.
깜짝 놀란 리티시아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눈앞의 청년을 바라본 순간, 시야가 흐리게 어물거렸다. 시야에 비친 청년의 아름다운 모습과 부드럽게 맞닿은 입술에서 느껴지는 달콤하고도 아찔한 감각에 리티시아는 현기증이 났다.
“아으…… 읏!”
찬연하게 밤을 밝히는 보름달. 남색으로 물든 바다와 하늘.
리티시아는 파도 소리가 밀려드는 모래사장에서 첫 입맞춤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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