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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중국소설
· ISBN : 9788961950008
· 쪽수 : 300쪽
책 소개
목차
<봄 속의 가을> 한국어판에 드리는 몇 가지 말씀 / 리스쥔
한국 독자들에게 드리는 축하 메시지 / 이슈트반 네메레
1부 봄 속의 가을
1932년 작가의 말
1978년 작가의 말
1980년 작가의 말
봄 속의 가을 / 바진
2부 가을 속의 봄
작가의 말
가을 속의 봄 / 율리오 바기
장터의 천막
전나무 숲에서
한밤의 소야곡
가을 속의 봄
두 사람은 모두 버려진 아이
시월 열하루날
중국어판 역자 후기
부록
바진과 한국인 / 이영구
우리의 바진, 우리의 언어 / 츠언 유안
바진과 20세기 / 리스쥔
에스페란토와 율리오 바기의 삶
역자 후기
책속에서
저녁의 산들바람이 내 머리를 스쳐갔고, 저녁노을의 향기가 내 콧속으로 들어 왔다. 흰옷을 입은 아가씨는 여전히 자신의 집 발코니에 앉아 있었다. 이웃집 개가 울타리문에 앞발을 부딪혀 미끄러지면서도 짖고 있었다.
나는 흰빛을 띤 옅은 어둠이 은은하게 드리운 하늘을 바라보았다. 몇 개의 별도 보였다. 그 별들 중 어떤 것은 반짝였고, 어떤 것은 창백했다.
나는 방으로 들어섰지만, 배고픔을 잊어 버렸다. 나는 영화 줄거리를 소개한 종이를 호주머니에서 꺼내 찢어 버렸다.
나는 화가 나 말했다. "가르보라는 여자가 우리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가져다주는가!"
화병에는 백합이 힘없이 시든 채 서 있었다.
그 백합은 우리 사랑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울고 싶었고 저 백합 때문에 울고 싶었다.
- 바진, '봄 속의 가을' 중에서
알리쩨 퓨르토쉬가 살고 있는 집 주위로 길이 나 있었다. 창문 하나가 열려 있었다. 달콤한 속삭임의 웃음소리가 들려 왔다. 그는 잠시 멈추어 섰다. 알리쩨가 저렇게 우쭐대며 웃고 있다니! 그는 즐거워하는 남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그 남자가 무슨 대답을 하는지 추측할 수 없었지만 그 남자의 말소리는 그의 마음에 순간적으로 고통스런 상처를 입혔다. ... 한 가지 점에 대해서 그는 확신이 섰다. 그녀가 더 솔직하게 웃으며, 그녀는 단지 한 사람에게만 웃지 찬사를 늘어놓는 모든 남자들에게 웃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언젠가 그는 알리쩨에게, 그녀의 달콤한 웃음도 이제는 더 이상 자신에게 감명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겠다고 결심했다.
- 율리오 바기, '가을 속의 봄' 중에서